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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2079

[성경 이야기] “행복하여라” [마카리오스] [성경 이야기] “행복하여라” μακάριος [마카리오스]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신약성경의 언어인 그리스어에서 “행복하여라.”는 히브리어처럼 두 가지, 바로 εὐλογέω [에우로게오]와 μακάριος [마카리오스]입니다. εὐλογέω [에우로게오]는 하느님을 향한 찬미와 인간에 대한 축복에 사용되는 반면, μακάριος [마카리오스]는 인간을 향한 축복을 표현할 때만 사용됩니다. 마태 5,3-10에 나오는 “행복하여라.”는 그리스어 μακάριος [마카리오스]입니다. 사실 고전 그리스어에서 μακάριος [마카리오스]는 여러 신들을 부르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온갖 노동, 삶의 어두운 그림자, 여러 원인으로 주어지는 고통과 절망, 죽음의 .. 2021. 12. 28.
[생활속의 복음] 주님 성탄 대축일 [생활속의 복음] 주님 성탄 대축일 - 지극한 사랑으로 오신 주님! 기뻐하여라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12.25 발행 [1643호]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프랑스 북부의 한 거점에서 독일군과 영국-프랑스 연합군은 서로 10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흘러 차가운 전장에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눈 채 성탄을 맞게 됩니다. 그런데 놀라운 기적이 일어납니다. 먼저 연합군 진영에서 백파이프로 캐럴을 연주하는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그러자 독일군은 그 음악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릅니다. 각자의 진영에서 성탄을 기념하던 그 마음이 서로에게 전해져 ‘공명’을 일으킨 것입니다.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그들은 이 기쁜.. 2021. 12. 27.
[말씀묵상] 성탄 구유 앞에서 [말씀묵상] 성탄 구유 앞에서 제1독서(이사 52,7-10) 제 2독서(히브 1,1-6) 복음(요한 1,1-18) 가톨릭신문 2021-12-25 [제3275호, 16면] 예수님의 탄생은 하느님이 우리를 향한 구원 의지 보여주신 것 육화강생이라는 은혜로운 신비 묵상하며 겸손한 삶 살아가야 주님 은총으로 가득 채워 세상과 가난한 이웃 향해 나아가길 한적한 어촌 마을 작은 언덕 위, 아담한 저희 공동체 경당 안에 꾸며진 성탄 구유 앞에서 한참을 앉아있었습니다. 우주의 창조주 하느님께서 당신의 피조물인 한 인간의 팔에 안겨있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봤습니다. 삼라만상을 다스리시는 왕 중의 왕이신 하느님께서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포대기 위에 누워계신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습니다. 아기 예수님께서는 틈만 나면 올라가려고 .. 2021. 12. 26.
[말씀묵상] 소년 예수님과 성가정 [말씀묵상] 소년 예수님과 성가정 제1독서(집회 3,2-6,12-14) 제2독서(콜로 3,12-21) 복음(루카 2,41-52) 가톨릭신문 2021-12-25 [제3275호, 17면] 성전에 홀로 남아 경의 표한 소년 예수님과 이를 묵상한 마리아 성가정은 주님을 신뢰하며 친교로 사랑의 일치를 이루는 교회 부모를 공경하며 자녀와 함께 기도하면 주님의 축복을 받게 돼 가정의 행복은 사랑에 뿌리를 둡니다. 가정은 생명과 사랑의 보금자리입니다. 예수님의 소년 시절에 관한 이야기는 사랑이 충만한 성가정의 모습입니다. ‘성탄 팔일 축제’ 기간에 기리는 ‘가정 성화주간’은 우리네 가정이 현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가정의 모습을 본받아 ‘다양성 가운데 일치를 이루는’ 평화의 선물입니다. 가정의 행복을 바라시는 주님께.. 2021. 12. 25.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네비 사무엘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네비 사무엘 김명숙 소피아 박사 예루살렘에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사무엘의 고향 “라마”(1사무 2,11)가 있습니다. 사무엘은 에프라임 출신 엘카나의 아들로서, 불임이던 한나의 오랜 기도 끝에 태어났습니다. 너무 간절하여 술에 취한 듯 보인 한나의 기도 장면(1,10-16)에서 당시 아이가 여인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어떻게 운명을 좌우했는지 엿볼 수 있지요. 한나는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아들을 주시면 그를 바치겠다고 서원합니다(11절). 그리고 기다리던 아이를 얻자 엘리 사제가 있던 실로로 보내지요(24-28절). 실로는 예루살렘 성전이 지어지기 전 주님의 성소가 자리했던 곳입니다. 어린 사무엘은 그때부터 하느님을 섬기게 되지요. 성경을 잘 모르는 초보 신자도 사무엘.. 2021. 12. 25.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들] 라합(여호 2; 6,17. 22-25)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들] 라합(여호 2; 6,17. 22-25) 강수원 베드로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예수님의 조상 라합은 가나안 땅 예리코에 살던 이방인 여성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을 정복하기 전에 예리코 성읍에 정탐꾼들을 보냈는데, 라합은 궁지에 몰린 그들을 안전하게 숨겨 목숨을 구해주었고(여호 2장), 그 공로로 이스라엘 백성 안에 받아들여졌지요(6,17.22-25). 그렇게 라합은 유다의 7대손인 살몬의 아내가 되었고, 마침내 다윗의 증조부인 보아즈(룻 2-4장 참조)를 낳아 다윗과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었습니다(마태 1,5). 예리코의 창녀였던 라합의 집은 성읍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성벽 담에 붙어 있었는데(여호 2,15), 이는 그녀가 직업상 동족들에게 천대를 받았고 성읍.. 2021. 12. 24.
[사도행전을 따라가는 성경의 세계] 안티오키아 귀환과 3차 선교여행 시작 [사도행전을 따라가는 성경의 세계] 안티오키아 귀환과 3차 선교여행 시작 이창훈 알퐁소(전 평화신문 편집국장) 코린토에서 1년 6개월을 머물며 하느님 말씀을 전한 바오로는 아퀼라와 프리스킬라 부부와 함께 시리아, 더 정확하게는 시리아의 안티오키아를 향해 떠납니다. 이들은 켕크레애로 가서 배를 탑니다. 켕크레애는 코린토의 두 외항 중 하나인데 동쪽으로 10km 남짓 떨어진 에게해 쪽 항구였습니다. 바오로는 배를 타기 전에 머리를 깎습니다(사도 18,18). 머리를 깎는 것은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는 나지르인 서약을 할 때 하는 예식입니다. 이 경우 서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머리털을 자르지 말아야 합니다(민수 6,1-21). 그런데 구전으로 전해지는 유다인 율법을 담은 ‘미슈나’에 따르면 서약을 두 번 이상.. 2021. 12. 23.
[하느님 뭐라꼬예?] 레위기, 민수기에서 들려오는 하느님 말씀 [하느님 뭐라꼬예?] 레위기, 민수기에서 들려오는 하느님 말씀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무처장) 들어가며 탈출기 후반부터 레위기, 민수기, 그리고 신명기에 걸쳐서는 이야기가 아닌 율법에 대한 서술이 많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레위기와 민수기를 통해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 중 특별히 와 닿는 말씀에만 주목하고자 합니다. “율법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가르치시려고 몸소 주신 선물’입니다.”[강수원, ‘구약성경 에세이’ 114쪽] 라는 표현처럼, 예수님께서는 율법이 아버지 하느님께서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몸소 베푸시는 은혜로운 선물임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 2021. 12. 22.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에즈라기 – 느헤미야기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에즈라기 – 느헤미야기 노현기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에즈라기와 느헤미야기는 히브리 성경에서 한 권으로 묶여 있었던 책입니다. 그러다가 불가타 성경에서부터 둘로 구분하였고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도 이를 따라 둘로 분리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둘이 한 권으로 묶여 있었을 만큼 두 권의 책은 동시대의 상황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에즈라기와 느헤미야기는 BC 539년경 페르시아 임금 키루스의 칙령으로 바빌론 유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이 성전을 재건하고 하느님 백성으로서 올바른 삶의 자세를 고취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50여 년간의 유배를 마치고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로 묶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모든 사람이 유배를 떠났던 .. 2021. 12. 21.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4주일- 주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는 믿음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4주일- 주님 말씀이 이루어지리라는 믿음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9 발행 [1642호]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을 때 ‘아인 카렘’이라는 마을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예루살렘 남서쪽에 위치한 아담하고 소박한 시골 마을로, 그곳에는 ‘성모 방문 기념’ 성당이 있습니다. 거기 마당에는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한 모습을 묘사한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배가 불러있는 두 산모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 동상 뒤쪽으로는 세계 각국의 언어로 적어놓은 ‘주님의 기도문’들이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그곳을 방문했을 때엔 그것들이 그저 기념 혹은 장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믿음’이라는 주제를 .. 2021. 12. 20.
[말씀묵상]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으며 [말씀묵상]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으며 제1독서 (미카 5,1-4ㄱ), 제2독서 (히브 10,5-10), 복음 (루카 1,39-45) 가톨릭신문 2021-12-19 [제3274호, 15면] 세상 축복하는 사랑의 징표로 아기 예수님 보내주신 하느님 매 순간 살아가는 은혜의 시간 주님께 화답하며 영혼 가꾸길 어제 흐린 하늘에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런 날엔 어쩐지 어릴 적 꿈을 꾸곤 하는데요. 겨울방학의 추억이 깃든 꿈에는 찬바람에 떨던 문풍지 소리가 들립니다. 따뜻한 아랫목에 손을 녹이던 정경을 만나고 꽁꽁 언 빨래가 널린 마당에서 찬바람을 맞던 까치밥의 선명한 색을 봅니다. 그런 날은 따뜻한 추억으로 마음이 추슬러져서 생기를 되찾는 느낌이 드는 데요. 오늘의 여백을 충실히 채울 힘을 공급받은 기분입니다.. 2021. 12. 19.
[생활 속의 성경] 깨어남 [생활 속의 성경] 깨어남 이상훈 안토니오 신부(노송동성당) 해가 짧아졌다. 아니 어둠이 길어졌다고 말하는 것이 옳은 표현인가 싶기도 하다. 이제 새벽 미사 준비를 위해 일어나는 시간에는 햇볕의 흔적을 찾기 힘들다. 이불을 박찰 때의 무게가 확연하게 달라진 것을 보니 눈으로 확인할 필요도 없다. 좀처럼 놓아줄 기미를 보이지 않는 달콤하고 보드라운 솜이불의 왕국에서 끝없는 꿈을 꾸고 싶지만, 어제 주일미사를 드렸으니 오늘 새벽 미사를 드려야 한다는 현실 세계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 “새벽을 흔들어서 나는 깨우리라.”(최민순 역 시편 56,9; 참조 새번역 시편 57,9)고 노래한 시편 기자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수금과 비파는 아니더라도 시계와 핸드폰 알람으로 내 영혼의 멱살을 잡고 뒤흔들어야 멀쩡한 정신으.. 2021.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