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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2079

[성경 이야기] “행복하여라” [아슈레] [성경 이야기] “행복하여라” [아슈레] 이승엽 미카엘 신부(선교사목국 신앙교육부)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제가 질문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질문) 만약 오늘날 밤 잠자리에 들었는데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내일 아침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 우리 입에서 나오는 첫마디는 무엇일까요? 대부분 부정적 표현이거나 시간 연장에 대한 간절한 요청일 듯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행복합니다.”라고 고백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주님을 직접 뵙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요 행복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죽음 앞에서 절망과 좌절이 아닌 기쁨과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이들이 우리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참으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배워 알고 있습니다. 바로 마태 5,3-10에 나오.. 2021. 12. 17.
[구약성경 순례] 이집트를 떠나 바닷가에 이르다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이집트를 떠나 바닷가에 이르다 (탈출 13,17-14,14)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서른 번째 순례 여정은 지금까지 우리가 함께했던 그 어떤 여정보다 더 가슴 떨리고 흥분된 여정이 될 것입니다. 우리도 여장을 단단히 꾸리고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서둘러 길을 떠납시다. 그들은 니산 달 14일 밤에 길을 떠납니다. 성경의 저자는 그들이 “빵 반죽이 부풀기도 전에, 반죽 통째 옷에 싸서 어깨에 둘러메고”(탈출 12,34) 떠났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길을 떠나기 전에 그들은 그동안의 노예살이에 대한 대가라도 되는 듯이 이집트인들에게서 은붙이와 금붙이와 옷가지를 받아냅니다. 이렇게 하여 창세 15,13-14에서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이 그대로 성취되었습.. 2021. 12. 16.
[성경 속의 여인들] 한나 [성경 속의 여인들] 한나 박병규 요한보스코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은총(기쁨)’이란 뜻을 지닌 이름 한나, 기쁠 일도 복된 일도 없이 슬픔에 젖은 모습으로 성경 안에 등장하는 여인. 그에게서 사무엘이 태어났고, 사무엘로부터 이스라엘에는 하느님께서 뽑아 세운 임금의 시대가 열린다. 한나는 아이를 가지지 못했다. 하느님께서 태를 닫아 놓으셨기 때문이고, 그로 인해 남편의 또 다른 아내 프닌나로부터 괴롭힘을 당한다(1사무 1,5-6). 한나의 남편 엘카나는 실로에서의 축제를 즐기지 못하는 한나를 다그친다. “한나, 왜 울기만 하오? 왜 먹지도 않고 그렇게 슬퍼만 하오? 당신에게는 내가 아들 열보다 더 낫지 않소?(1사무 1,8)” 언뜻 보기에 아내에 대한 남편의 걱정과 애정을 엿볼 수 있을 듯 하나,.. 2021. 12. 15.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3주일, 자선 주일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3주일, 자선 주일 - 주님 기다리는 ‘기쁨’을 누리자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12.12 발행 [1641호] 흙으로 만드는 ‘옹기’는 물에 적셔 빚는 과정과 불에 굽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단단한 그릇으로 완성됩니다. 그런데 그릇을 빚는 과정에서 재료를 준비하고, 모양을 잡는 일에 온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굽는 과정을 견뎌내지 못합니다. 재료로 쓸 흙이 중간중간 뭉치지 않도록 고운 체로 잘 밭쳐내야 합니다. 또한, 그릇의 두께가 적당하고 균일하게 전체적으로 균형 잡히도록 잘 빚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수천 도의 가마에서 구워지는 동안 깨지지 않고 온전한 그릇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과정도 이와 비슷합니다.. 2021. 12. 13.
[말씀묵상] 기쁨의 훈련 [말씀묵상] 기쁨의 훈련 임숙희(레지나) 엔아르케성경삶연구소 소장 가톨릭신문 2021-12-12 [제3273호, 15면] 주님 사랑으로 보호받는 신앙인 그분 안에서 항상 기뻐할 수 있어 타인과 너그러운 관계를 맺으면서 기도로 하느님의 평화를 체험하길 “기쁨은 미덕이자 훈련입니다.”(미로슬바브 볼프) 성경 신학의 여러 주제 가운데 오늘날 새롭게 부각되는 주제는 ‘기쁨’입니다.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는 예일대 신학부의 ‘기쁨의 신학과 좋은 삶’이라는 주제를 연구하는 책임자인데 인터뷰에서 기쁨이 왜 좋은 삶에 필요하고 오늘날 왜 기쁨의 신학이 필요한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기쁨은 사라지고 걱정으로 움츠러드는 상황에서 대림 제3주일과 자선 주일을 맞습니다. 하느님 말씀의 주제인.. 2021. 12. 12.
[성경 속 식물 이야기] 일용할 양식, 밀과 보리 [성경 속 식물 이야기] 일용할 양식, 밀과 보리 엄혜진 헬레나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인류는 밀을 재배하면서부터 정착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인류의 4대 문명이 발달한 곳도 밀 재배지였습니다. 이스라엘도 밀을 주요 식량으로 합니다. 보리는 솔로몬 임금 시대에는 말의 사료로 쓰였지만(1열왕 5,8 참조), 대부분 가뭄이 들면 보리를 주식으로 하였습니다. 이처럼 밀과 보리를 주식으로 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그날 먹을 빵만 맷돌을 돌려 만들었습니다. 때문에 주님의 기도에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는 표현에는 매일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풍년과 힘을 달라는 간절함이 녹아 있습니다. 성경에서 밀이 처음 나오는 장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세 나그네를 만나자 밀가루로 빵을 굽게 하여 대접.. 2021. 12. 10.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성문 앞에 앉은 임금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성문 앞에 앉은 임금 김명숙 소피아 구약 시대 이스라엘의 최북단에 해당하는 ‘단’에 가면 제1성전기(기원전 10-6세기)의 성문 유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앞에는 임금이나 판관이 앉았을 왕좌가 놓여 있지요. 일견 궁궐이 아닌 성문 앞에 왕좌가 있어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구약 시대 중요한 사람들은 성문 앞에 자주 앉았습니다. 롯은 소돔 성문에 앉아 있었고(창세 19,1),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을 반역하기 전 성문 앞을 어슬렁거리며 재판하려고 임금을 찾아오는 사람을 볼 때마다 자신이 더 잘할 수 있으리라며 마음을 사려 하였습니다(2사무 15,2-4). 압살롬의 반역이 실패한 뒤, 다윗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기 전 마하나임 성문 앞에 좌정하지요(2사무 19,19). 곧 성문 .. 2021. 12. 9.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성구갑을 찬 유다인들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성구갑을 찬 유다인들 김명숙 소피아 제가 이스라엘에서 살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모세오경 율법을 문자 그대로 지키려 애쓰는 유다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삶의 곳곳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율법이 때로는 족쇄처럼 느껴졌지만, 성경에 쓰인 대로 살려 하는 그들의 노력은 조상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몸부림 같았습니다. 그들이 지켜 온 관습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일상에 녹아 있는 것은 바로 성구갑을 착용하는 일입니다. 유다인이던 예수님도 지키셨을 법한 관습입니다(마태 23,5 참조). 유다교에서는 성구갑을 매우 거룩하게 여겨 심지어 하느님도 착용하신다고 믿었습니다(『바빌로니아 탈무드』 브라홋 6ㄱ 참조). 성구갑은 조그만 말씀 상자 두 개와 끈으로 구성된 기도 용품입니다. 유다.. 2021. 12. 8.
[성경 속 식물 이야기] 거룩한 아름다움을 지닌 석류 [성경 속 식물 이야기] 거룩한 아름다움을 지닌 석류 엄혜진 헬레나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2006년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음료가 시판되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석류가 미(美)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착안해 많은 인기를 끌었지요. 피부 노화 억제와 탈모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석류는 성경에서도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아가 4,3; 6,7 참조). 유다인들은 신년인 로슈 하샤나(나팔절)에 석류를 먹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들이 석류를 먹는 이유는 율법과 관련됩니다. 오래전, 이스라엘의 랍비가 석류 알갱이를 세어보았는데 그 수가 613개였다고 합니다. 그 수가 그들이 지켜야 할 613가지 율법(금지조항 365개, 실천조항 248개) 조항과 일치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1년 동안 율법.. 2021. 12. 7.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 하느님 모상의 소중함 가톨릭평화신문 2021.12.05 발행 [1640호] 기후 위기로 인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긴 했지만 다시 평년 기온을 웃도는 제법 쌀쌀한 요즘입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의 날 선 차가움이 우리의 마음까지 얼리지는 못하겠지만 홈리스들에게는 뼈 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계절이 바로 겨울입니다. 통상 홈리스로 지칭되는 거리의 노숙인들, 쪽방촌 주민들 그리고 고시원을 비롯한 비정적 주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들에게 겨울나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더욱이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은 마음까지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고, 보다 나은 형태로의 주거.. 2021. 12. 6.
[말씀묵상] 오시는 주님의 길을 닦는 마음 [말씀묵상] 오시는 주님의 길을 닦는 마음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제1독서(바룩 5,1-9) 제2독서(필리 1,4-6.8-11) 복음(루카 3,1-6) 가톨릭신문 2021-12-05 [제3272호, 15면] 죄의 용서를 위해 세례 받은 백성 거룩하신 하느님을 받아들이며 지난날 부끄러운 삶을 성찰하고 기도와 성사로 주님을 바라봐야 자색 촛불을 하나 더 밝히며 우리 안에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대림 제2주일입니다. 이맘때 중심인물의 한 분인 요한 세례자의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귓전을 울립니다. 그분의 신탁은 메시아가 오시는 길을 천상의 지혜로 마련하라는 기쁜 소식입니다. 한국교회는 40년 전부터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지내왔습니다.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고 사람.. 2021. 12. 5.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파스카 축제를 지내다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파스카 축제를 지내다 (탈출 12,1-13,16)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이스라엘 백성은 아직 이집트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밤 안으로 그들은 야곱이 이집트에 정착한 지 430년 만에 이곳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스물아홉 번째 순례 여정은 이집트의 고센 지방에 사는 히브리 사람들의 집에서 시작됩니다. 우리 각자가 히브리인의 가정에 초대받았다고 상상하여 봅시다. 오늘 밤 이집트인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이 발생할 것입니다. 파라오의 맏아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감옥에 있는 포로들의 맏아들과 맏배까지 모두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탈출 12,29-30). 바로 그 순간에 히브리인들의 가정은 파스카 축제를 지냈습니다. 그들은 첫째 달, 곧 우.. 2021.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