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2079 [성경 이야기] 거친 헤브론의 아브라함, 안락한 소돔의 롯 [성경 이야기] 거친 헤브론의 아브라함, 안락한 소돔의 롯 임미숙 엘렉타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는 아브라함의 첫 등장(창세기 12장)은 사실 조금 어리둥절합니다. 그가 부르심을 받은 나이가 75세였는데, 그의 이전 삶에 대하여는 그 어떤 정보도 없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그의 영웅적 무용담이나 뛰어난 의로움, 혹은 탁월한 인품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왜 아브라함이 선택되었는지, 또는 왜 아브라함이어야만 했는지 짐작조차 어려울 뿐입니다. 성경은 그저 아브라함이 부르심을 받고 난 이후의 삶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에서 유추해 볼 때 하느님의 부르심은 그 어떤 인간적인 노력의 결과가 아닌 완전한 그분의 뜻이며 은총이라는.. 2021. 9. 29. [구약성경 순례] 미디안 땅으로 달아난 모세 [구약성경 순례 - 구원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미디안 땅으로 달아난 모세(탈출 2,11-22) 김영선 루시아 수녀(광주가톨릭대학교) 스물다섯 번째 순례는 파라오의 궁에서 출발하여 미디안 땅에까지 이르는, 대략 500킬로미터가 넘는 긴 여정이 될 것이기에 여장을 단단히 꾸리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동행하게 될 인물은 파라오의 딸에게 입양되어 이집트의 왕궁에서 성장한 모세입니다. 우리는 그가 미디안까지 가는 여정에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궁정에서 살아야 할 인물이 왜 미디안까지 가게 되었을까요? 파라오의 중요한 임무를 띠고 그곳까지 가는 것일까요? 그랬다면 아마도 그는 수행원들을 데리고 길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아하니 모세는 홀로, 그것도 제대로 여장을 꾸리지도 못한 채 서둘러 길을 떠나는 .. 2021. 9. 22. [생활속의 복음] 날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져라 [생활속의 복음] 날마다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져라 한국 순교자 대축일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09.19 발행 [1630호] 5월부터 지금까지 계단 오르기 운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숨이 턱턱 막혀도, 장대비가 내려 나가기 귀찮아도 ‘날마다’ 하루 한 시간씩 꾸준히 계단을 오른 결과, 지난 몇 년간 늘 ‘다이어트’를 해왔음에도 꿈쩍 않던 체중이 빠지기 시작해 총 11㎏ 정도 살이 빠졌지요. 이 체험을 통해 어느 한 가지를 꾸준하게 실천하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겨우 체중 몇㎏ 줄어든 정도도 이렇게 큰 기쁨을 느끼는데, 만약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하느님 나라’에서의 영원하고 행복한 삶을 선물로 받게.. 2021. 9. 21. [말씀묵상] 제자의 은밀한 사연을 아시는 주님 [말씀묵상] 제자의 은밀한 사연을 아시는 주님 연중 제25주일 제1독서 (지혜 2,12.17-20)/제2독서 (야고 3,16-4,3)/복음 (마르 9,30-37) 가톨릭신문 2021-09-19 [제3262호, 14면] 그리스도인은 주님의 돌봄과 신뢰를 받는 어린아이와도 같은 존재 악인은 하느님을 상기시키는 신앙인의 삶을 시험하며 멸망시키려 해 아이처럼 온유하고 인내하며, 주님께 의지하고 영혼을 돌볼 수 있길 ‘주님은 마음의 비밀을 모두 아시나이다.’ 2017년 구약학자 월터 부르그만이 지은 책 「시편적 인간」의 부제목입니다. 성공회 전례에서 성만찬 직전 신자들은 마음의 정결을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을 “마음의 비밀한 사연들을 아시는 분”으로 찬미하는데 이 기도문의 일부를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성경을 알.. 2021. 9. 20. [말씀묵상]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말씀묵상] 그리스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연중 제26주일 제1독서 (민수 11,25-29)/제2독서 (야고 5,1-6)/복음 (마르 9,38-43.45.47-48) 가톨릭신문 2021-09-19 [제3262호, 15면] 혼란스럽고 가혹한 세상에서도 주님 뜻 따르는 신앙인의 삶 여호수아처럼 담대한 믿음으로 힘없는 이웃에게 사랑 베풀길 순교자 성월의 첫날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정하여 기도했던 교회는 이제 마지막 주일을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로 기립니다. 이렇게 거듭, 가난한 이웃과 지구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하시는 주님의 음성이라 싶어서 마음이 저릿합니다. 하느님의 소원은 모든 사람이 당신의 뜻 안에서 기쁘게 감사드리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끊임없이 하느님의 .. 2021. 9. 19. [사도행전을 따라가는 성경의 세계]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인 베로이아 [사도행전을 따라가는 성경의 세계]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인 베로이아 이창훈 알퐁소(전 평화신문 편집국장) 바오로는 테살로니카에서 말씀을 선포하여 믿는 이들의 공동체를 이루지만, 유다인들의 시기와 박해로 위험에 처합니다. 그러자 테살로니카 공동체는 밤중에 바오로와 실라스를 베로이아로 떠나보냅니다(사도 17,10). 테살로니카에서 서쪽으로 70여km 떨어진 베로이아는 기원전 10세기에 이미 주민들이 살았던 오래된 도시입니다. 헬레니즘 시대에 와서는 알렉산드로스 대왕(B.C.356~B.C.323)의 탄생지이자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수도였던 펠라에 이어 마케도니아의 두 번째 도시로 번성합니다. 기원전 1세기 중엽에 로마 제국에 병합된 후 베로이아는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혼재하는 국제적인 도시로 발전합니다. 도.. 2021. 9. 18. [하느님 뭐라꼬예?] 하느님의 진노와 모세의 중재 [하느님 뭐라꼬예?] 하느님의 진노와 모세의 중재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무처장) 이스라엘 백성의 금송아지 공경 탈출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배신을 상징하는 금송아지 이야기에 앞서 자비하신 하느님의 행위를 다음과 같이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시나이 산에서 모세와 말씀을 다 하신 다음, 당신 손가락으로 쓰신, 돌로 된 두 증언판을 그에게 주셨다.”(탈출 31,18) 여기서 ‘증언판’이란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선포했다는 신명기의 말씀에도 나와 있듯이,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실천할 것을 명하신 계약을 새긴 돌 판을 말합니다. “그분(주님)께서는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명령하신 당신의 계약을, 곧 십계명을 너희에게 선포하시고 그것을 두 돌 판에 써 주셨다.”(신명 4,13) .. 2021. 9. 17. [성경 속의 여인들] 입타의 딸 [성경 속의 여인들] 입타의 딸 박병규 요한보스코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입타는 길앗 사람으로 창녀에게서 났다. 형제들에게 버림받아 내쳐졌다가 이스라엘이 암몬인들 때문에 힘들어지자 길앗의 원로들에 의해 이스라엘의 장수가 되어 돌아온다. 주님을 믿고 암몬인들과 전쟁을 시작한 입타는 승리하게 된다. 입타의 딸이 등장하는 건 입타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건 지독한 비극의 시작이었다. 입타는 전쟁에서 승리하여 돌아갈 때, 처음으로 마중나오는 제 집안의 사람을 하느님께 번제물로 바치기로 약속했었다(판관 11,31). 승리에 대한 확신이, 하느님께 대한 절대적 믿음의 이러한 표현이 현대적 감각으로는 도무지 받아들이기 힘들다. 딸의 태도 역시 이해하기 마뜩잖다. 아버지 입타가 맹세한 .. 2021. 9. 16.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4주일 - 주님은 주님이십니다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4주일 - 주님은 주님이십니다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09.12 발행 [1629호] 탈출기 3장 14절을 보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묻는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라고 대답하십니다. “있는 나”라는 표현이 영어 성경에는 이렇게 번역되어 있지요. “I am that I am.” 이를 해석하면 “나는 내가 존재하는 모습으로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어떤 대상을 이해하고자 할 때 다른 대상과의 비교를 통해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 분석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하느님을 알고자 한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오직 당신 자신으로서 계시는 유일한 분이시기에 ‘하느님은 그저 하느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 2021. 9. 13. [말씀묵상] 십자 나무의 열매를 맺는 사람 [말씀묵상] 십자 나무의 열매를 맺는 사람 연중 제24주일 제1독서 (이사 50,5-9ㄴ)/제2독서 (야고 2,14-18)/복음 (마르 8,27-35) 가톨릭신문 2021-09-12 [제3261호, 15면] 예수님은 섬김을 받으러 오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기러 오신 분 우리 모두 충실한 주님의 제자로 십자가 지고 희생하는 삶 살아가야 세상 모든 고통과 갈등 속에서도 은총의 씨앗은 참사랑의 열매 맺어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앞둔 연중 제24주일입니다. “Follow me(나를 따르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 중에 삶의 의미를 찾던 기억이 납니다. 주님의 충실한 제자로 신앙에 뿌리를 내린 십자 나무가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인 줄 압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전하는 ‘주님의 종’의 노래(제1독서)는 .. 2021. 9. 12.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3주일- 희망을 주시는 하느님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3주일- 희망을 주시는 하느님 가톨릭평화신문 2021.09.05 발행 [1628호] 쥐를 깜깜한 상자에 가둬두면 3시간 안에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자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빛이 들어오게 하면 3일 이상을 버틴답니다. 한 줄기 작은 빛이 쥐에게 생존의 희망을 주기 때문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난 역경 속에서도 작은 희망의 끈이라도 있으면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지만, 그들이 저지른 불충으로 많은 고난을 겪습니다. 가장 큰 고난은 기원전 587년에 바빌론 제국이 예루살렘을 침공하여 모든 것을 파괴하고 주민들 대부분을 바빌론으로 끌고 간 사건이었습니다. 바빌론 유배 중의 이스라엘 백성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 2021. 9. 6. [말씀묵상] 부드럽고 따뜻한 주님 손길에 우리 모두 치유받습니다 [말씀묵상] 부드럽고 따뜻한 주님 손길에 우리 모두 치유받습니다 연중 제23주일 제1독서(이사 35,4-7ㄴ) 제2독서(야고 2,1-5) 복음(마르 7,31-37) 가톨릭신문 2021-09-05 [제3260호, 15면] 하느님께로 향한 귀를 열고 그분의 음성을 들으려 노력하면 주님의 뜻을 식별하고 제대로 된 영성생활 시작할 수 있어 우리 곁으로 다가와 접촉하고 치유해 주시려는 예수님 은총 말씀과 성찬의 전례 통해 그 사랑 제대로 알아뵐 수 있기를 ■ 하느님께로 향한 우리의 귀가 활짝 열리기를… “에파타!”라는 예수님의 외침을 묵상하다가, 오래전 유학 시절 초기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야심만만하게 비행기를 탔을 때만 해도 꿈도 많았습니다. 약간은 고생도 되고, 약간은 향수에도 젖겠지만, 그래도 고색창연한.. 2021. 9. 5.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17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