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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15158

한영수 시인 / 고독이 온다 외 1 한영수 시인 / 고독이 온다 시시포스가 온다 쓰발쓰발이 온다 엘리베이터 없는 아파트 5층으로 올리고 올리고 걸어 내려가 다시 들어 올려야 하는 아랫입술을 깨문 무게 택배가 온다 오늘의 기온은 저를 초과하고 아무리 걸어도 최소한의 발걸음 자신의 미궁을 향해 세 번도 더 아니오, .. 2019. 3. 14.
박수빈 시인 / 여보게 웃게 외 2편 박수빈 시인 / 여보게 웃게 왜 옆으로가 앞으로인가 여보게 웃게 어디나 갈 수 있고 어디도 갈 수 없어 죽어서도 우리는 표류자 비린내를 전파하지 밥상이어서 거룩하다 누군가 살점을 먼저 집어간다 집게발은 가위처럼 위험하고 잡으려면 미끄러지는 감정 마른 혀가 구차할수록 거품을 .. 2019. 3. 14.
김은상 시인 / 거위의 간 김은상 시인 / 거위의 간 나는 혁명을 사랑하였다. 함박눈이 내리는 거리와 고양이들이 뛰어노는 자정의 놀이터 한적 한 곳에서 나누는 연인들의 키스를. 아버지 없는 세계를 산책하였다. 혈통이 없었다면 인간의 어머니는 더 많은 아이들에게 젖을 먹일 수 있었다. 한때는 체 게바라와 .. 2019. 3. 14.
김은상 시인 / 거위의 간 2019. 3. 14.
이혜민 시인 / 사자를 꿈꾸다 외 5편 이혜민 시인 / 사자를 꿈꾸다 검은 색은 두렵다. 밤마다 외딴집 목줄에 묶인 그가 검정을 물어뜯고 있다. 서로 한 치 양보도 하지 않는다. 하얀 이빨로 물어뜯으면 검정은 한 발짝 뒤로 물러나지만, 어디에도 없다. 산지사방 가득 출렁거리며 콧잔등에도 이빨 새에도 꼬리에도 발톱에도 있.. 2019. 3. 13.
문현미 시인 / 편의에 기울다 제목 없음 문현미 시인 / 편의에 기울다 당신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습니다 이곳에 오기만 하면 24시간 당신의 허기진 욕망을 기다리며 자동형 인간처럼 돌아가는 눈이 있습니다 이곳에 발을 내딛기만 하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느 날 예기치 않게 찾아온 당신은 천 원.. 2019. 3. 13.
문현미 시인 / 편의에 기울다 2019. 3. 13.
최서림 시인 / 모서리 최서림 시인 / 모서리 시는 모서리지 둥근 원이 아니다. 시인이 모가 났는데 시가 둥글면 가면처럼 쓸쓸하다. 시인이 둥글다는 것은 지나친 인격자란 것이다. 세상과 맞붙어 싸울 바보가 못 된다는 것이다. 울퉁불퉁한 상처도 없이 매끄럽게 잘 살아낸다는 것이다. 시가 빨아먹고 자랄 진.. 2019. 3. 13.
이미영 시인 / 더미 이미영 시인 / 더미 이곳에 오면 사람의 얼굴을 한 것은 모두 더미가 된다 옆구리에 낀 너의 가방 속에 이미 한 방을 맞아 코뼈가 나간 자존심과 이빨이 부러진 진술들이 들어 있다 너는 뭔가에 홀린 게 틀림없다 밤마다 주기도문을 외우며 커피가 아닌 컵의 피를 마셔야 하는 운명 투 샷.. 2019. 3. 12.
이만영 시인 / 인형의 집 이만영 시인 / 인형의 집 후드득 왼쪽 팔이 뜯겨나가고 있다 넌 불량이야 눈빛을 가려야 하는데 손차양을 만들어야 하는데 불룩하게 누르면 알라뷰 알라뷰... 다른 노래를 가르쳐주고 싶다 목을 지나 배꼽까지 다섯 개의 알사탕 햇빛에 녹고 있다 내 음성도 녹아내리고 냉장고에 작은 귓.. 2019. 3. 12.
최진엽 시인 / 벡사시옹 외 1 최진엽 시인 / 벡사시옹 그림자 목소리로 끝이 있는 숨소리로 움직임을 잃어버린 저녁으로 지루하고 기름진 울음으로 나는 진공청소기입니다. 혀끝으로 바싹 마른 입술로 의미 있는 장난으로 진지하고 부담스럽게 뻔뻔하고 유쾌한 표정으로 그는 나를 기름지게 바라보았다. 먹고 자고 .. 2019. 3. 11.
이규정 시인 / 생일이 없던 겨울 이규정 시인 / 생일이 없던 겨울 생일이 한나절인 사람은 저녁까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사람이다. 저녁노을이 어떻게 편집 되고 사라지는지 모른다. 주물러서 만든 얼굴은 웃음도 빨리 녹는다. 그 웃음이 창문이 되었을 때 햇볕을 갈아 끼워가며 녹지 않은 얼굴을 꿈꿨다, 눈썹을 만들.. 2019.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