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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좋은글모음(2)

저의 십자가에 저를 온전히 못 박히게 하소서

by 파스칼바이런 2010. 4. 6.

저의 십자가에 저를 온전히 못 박히게 하소서

-김수환 추기경-

 

인간이 하느님 안에 하나로 못 박혔다.

그 죄목은 사랑,

남을 위해 온전히 당신을 바치시는 그 사랑!

 

주님,

이제 당신은 사지를 뻗고,

아득한 하늘을 우러러 십자가 위에 누웠습니다.

 

당신 소원의 십자가!

성부께서 마련하시고 그의 뜻이 이루어질 이 제단 위에

순결한 제물의 어린 양이 되어 누웠습니다.

 

마지막 남은 목숨,

피 한 방울도 남김없이 세상을 위해 흘리기 위해서입니다.

 

형리들은 무자비하게 당신을 못 박습니다.

'쾅! 쾅!' 지옥의 심연까지 울려 퍼질 저 둔탁한 망치소리,

 

쇠못은 경련을 일으키는 당신의 손발을 꿰뚫었습니다.

선혈이 샘솟듯 흘러내립니다.

 

저희 죄를 씻고, 온 땅을 새롭게 하는

생명의 피가 흘러내립니다.

 

저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

당신의 이 지극한 고통의 원인이 된 저를 용서하소서.

당신과 함께 못 박히게 하여 주소서.

 

주께서 저를 위해 먼저 고통을 받으셨으니,

제가 어찌 주님을 위해 저의 고통을 바칠 수 없겠습니까?

 

매일, 매시간, 매순간에 주어진

저의 십자가에 저를 온전히 못 박히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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