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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노년의 지혜

노인과 어르신

by 파스칼바이런 2010. 9. 12.

노인과 어르신

 

 

노인, 늙은 사람으로 살 것인가.

어르신으로 존경받으며 살 것인가.

 

 

노인은 몸과 마음이 스스로 늙는 사람, 세월이 가니 늙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반면에 어르신은 자신을 가꾸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알아 존경을 받는 사람이다.

 

노인은 자신만의 생각과 고집에 억메어 있지만 어르신은 기꺼이 그늘이 되어 배풀기도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덕담을 나누고 인정을 나누며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일흔 줄 인생에 어르신이 노인일 수는 있다.

그러나 노인이라고 다 어르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노인은 저절로 세월이 가면 되지만 어르신은 스스로 가꾸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이 들수록 유치하고 꼴불견인 사람.

 

스스로 내세우고 자랑하는 사람에게, 어느 누가 감히 어르신이라며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하던가.  그래서 일흔 줄 인생 존경받는 어르신이 되려면 이해하고 깜싸 안고 나누는 후덕함으로 포근하고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어야 한다.

 

간섭하고 군림해서 지배하려 해서는 안 되고 또 인색하면 삭막해져서 모두 멀어지고 만다.

거친 세파를 이겨 온 우리들의 지혜와 경륜은 가정과 사회의 귀중한 자산일 수도 있다.

 

달관과 통달에서 우러나는 충고와 채찍이 더러는 현명한 길잡이가 되지 않던가.

무슨 짓, 무슨 말을 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 나이지만 그래도 자제하고 절제하며 살자.

 

알아도 모른 체 겸손하게 살되 모든 것 다 아는 듯 느긋하게 살자.

두루두루 꿰뚫어 보되 언제나 맑고 밝은 마음으로 나긋하게 살자.

얼마 남지 않는 인생, 부질없는 아집이나 탐욕 같은 것 다 버리고

쓸쓸한 노인이기 보다는 활기있게 살아가는 존경받는 어르신이 되자.

 

임종자만(臨終自輓) / 김휴

 

學何有志 배움에 뜻 두고도

竟無所成 이룬 것 하나 없네.

禮何欲履 예를 실천 하려다가

而至滅生 죽음에 이르렀네.

上負爾親 위로 부모 저버렸고

下負爾身 아래로 나를 등졌구나.

爾何顔面 너 무슨 낯이 있어

歸見先人 돌아가 선인 뵐까?

 

평생을 노력하고도 자신의 삶 앞에 한 없이 부끄러운 선인들의 삶의 자세가 우리를 또 부끄럽게 한다.   김휴는 죽기 하루 전에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스스로 만시를 지었다.

품은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움이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