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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좋은글모음(2)

병적인 화

by 파스칼바이런 2010. 9. 26.

병적인 화

 

 

"비참함은 암과 같이 사람을 좀먹는다. 하지만 화는 불과 같다. 화는 모든 것을 깨끗이 태워 버린다."  -Maya Angelou-

 

분노를 속에 감추는 사람들은 자신을 분노 안으로 빠져 들게 한다.

상처를 아파하고 속이 상함을 느끼면서, 그들은 이런 느낌을 다른 사람들 모르게 키워 간다. 자신들의 화를 안으로 삭이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 차분하고 통제된 상태로 보이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지닌 분노를 눈치 채지 못한다. 적어도 처음 만났을 때는 더욱 눈치 채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런 숨겨진 고통이 공적으로 표명되었던 차분함을 무너뜨릴 때, 그들이 지닌 분노는 악의적인 빈정거림이나 적개심으로 드러난다. 병적으로 화를 내는 사람들이 지닌 비참함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상처의 원인과는 별개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기에, 그들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고, 화가 난 사람들조차도 왜 화를 내는 지 확신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병적인 화(Identifying Chronic Anger)는 때로 분개라는 옷을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분개하면서, 우리는 속에 쌓아 두엇던 불평을 중얼 거린다.

자신에게 해를 입힌 사람을 욕하며, 날카로운 말로 그들이 걷는 길을 막아서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분개는 얼굴을 드러내기를 부끄러워하는 화이다. 그러나 이런 느낌은 빈정거림과 비꼬는 말로 가장한 채, 얼굴을 드러낸다. 이런 행동들은 우리가 가두어 놓은 내적 분노의 기세를 조금 분출하기는 하지만, 결코 상처를 치유하지는 못한다.

 

병적인 화는 또 다른 모습으로 위장할 수 있다. 수동적인 적개심으로 우리는 타협하기도 하고, 또는 헛된 저항을 보이면서 화가 지니고 있는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비꼬는 말(Irony)을 하는 것은 아마도 교육받은 사람이 가장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병적인 화의 표현일 것이다.

 

제임스 & 에블린 화이트헤드 지음

문종원 역 '마음의 그림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