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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묵상글 모음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by 파스칼바이런 2011. 8. 12.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9-17>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을 가리켜 임금이나 주인이 아니라 ‘친구’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 인생을 책임져 줄 임금이거나 주인이라면 훨씬 더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우리가 말을 잘 들으면 복을 주시고, 말을 잘 안 들으면 당신 힘으로라도 제 갈 길을 제대로 가도록 해 주시면 되니까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친구로 다가오십니다.

우리 삶의 어떤 것도 강제할 수 없는 그저 인생길을 함께 걷는 친구라고 하십니다.

마치 엠마오의 길에서 두 제자에게 나타나시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는 길동무이셨듯이, 우리 인생길에서도 삶을 충고해 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친구이십니다.

우리가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시고, 우리가 슬퍼하면 함께 눈물을 흘리시는 그런 친구이십니다.

우리가 잘못된 길을 가도 우리가 떠나온 그 자리에서 마음 아파하시며 그저 서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친구이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임금이나 주인으로만 바라볼 때 우리 기도는 늘 거래 관계처럼 되고 맙니다.

우리가 잘못하면 두려워서 피하고, 잘하면 손을 내미는 그야말로 유아적인 관계에만 머물게 됩니다.

주인과 종의 관계에서는 주님과 깊은 인격적 만남도 우정도 생기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것을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친구가 되어 손을 내미십니다.

그리고 함께 인생길을 가자고 하십니다. 우리 인생에서 이보다 더 멋진 만남이 어디 있겠습니까?

 

<전원 바르톨로메오 신부 / 매일미사 묵상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