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셉, 성모 마리아와 함께 한국 교회 공동 수호성인
성 요셉은 누구인가
마리아가 자신과 결혼도 하기 전에 성령으로 아기를 잉태했다는 사실을 천사에게서 들었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또 받아들이기도 어려웠다. 더구나 유다교 율법은 불의를 행한 약혼녀는 돌로 쳐죽이거나 극형에 처하도록 하지 않았는가(신명 22,23-24 참조). 하지만 요셉은 순종하는 마음으로 마리아를 순순히 아내로 맞아들인다.
묵묵히 기도하며 땀으로 가족을 부양했던 요셉. 그의 직업은 목수였다. 하느님께 대한 강한 믿음으로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고 더 나아가 예수를 성전에 봉헌했다. 아들 예수에게 목수일을 가르쳤으며(마르 6,3 참조), 가족을 양육하고 보호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예수가 인간적 생명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요셉의 노동 덕분이었던 것이다.
성 요셉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한국 교회 공동 수호성인이다. 주교회의는 교황 그레고리오 16세가 1841년 조선교구 주보(수호성인)로 성모 마리아를 허락할 당시 성 요셉을 함께 모실 것을 조건으로 했다는 사실을 지난 1999년 가을 정기총회에서 확인한 바 있다.
최근 한국교회가 성 요셉을 수호자로 확인한 후 그에 대한 관심과 공경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그의 모범적 삶과 신앙으로 '고개 숙인 아버지' '가정 붕괴' 등 심각한 사회 문제를 푸는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성 요셉 신심
"묵상기도에 전념하는 사람은 특히 특별한 신심을 갖고 성 요셉을 공경하지 않으면 안 된다."
더 나아가 "이 세상에서 삼위일체적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성 요셉을 공경하고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성 요셉에 대한 신심이 본격적으로 고양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에 접어들면서부터. 이후 1324년 마리아의 종 수도회가 3월19일을 성 요셉 대축일로 지낸 데 이어 1479년 교황 식스토 4세가 이 날을 성 요셉 대축일로 공식 인가했다.
교황 비오 9세는 1870년 12월8일 성 요셉을 '가톨릭 교회의 수호자'로 공식 선포하고 모든 가톨릭 신자들을 요셉 성인의 보호 아래 맡겼다. 더 나아가 1889년 레오 13세 교황은 성 가정의 보호자인 그를 가장의 모범으로 선포하면서 성인들 가운데 성모 마리아 다음 자리에 올렸다.
1917년 파티마의 성모발현을 목격한 루치아 수녀도 "그때 하늘 높은 곳에서 성가정의 모습이 나타났는데 성 요셉은 왼쪽 팔에 아기 예수를 안고 나타났다"면서 그 모습을 하느님께서 이 시대에 성 요셉이 공경되기를 원하는 징표로 해석했다.
성 요셉 대축일 이렇게 보내세요
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천주의 모친 동정녀 마리아 다음으로 요셉 성인을 공경하며 어려울 때는 성 요셉에게 도움을 간청해 왔다. 그동안 요셉 성인에 대한 공경에 소홀했다면 성 요셉 대축일 하루만이라도 다음의 덕목을 실천해 보자.
▲ 대축일 하루를 성 요셉께 봉헌한다. ▲ 가정마다 '성 가정상'을 모시고 공경하는 정성을 드린다. ▲ 죄를 피하고 죄를 범하는 말과 행동을 삼간다. ▲ 성 요셉 호칭기도와 성 요셉께 드리는 기도, 주님의 기도와 성모송을 예수님과 성모님, 성 요셉께 봉헌한다. ▲ 이 날을 아버지의 날로 지내고, 아버지의 사랑에 대해 묵상한다.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과 관심을 보인다. ▲ 성가정의 중요성에 대해 묵상한다. ▲ 노동의 고귀함을 되새기고 노동자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
성 요셉 신심과 관련한 교황과 성인 성녀의 말
▲ 교황 레오 13세(재임 1878~1903) 세계의 그리스도 백성은 성모 마리아와 함께 성 요셉에게도 열렬한 신심과 깊은 신뢰를 가지고 그 중재를 기원하는 습관을 몸에 지니지 않으면 안됩니다. 성 요셉이 가장으로서 권위를 가지고 관리하신 성가정이야말로 그 안에 교회를 싹틔우고 계셨습니다. 성 요셉은 마리아의 남편이며 예수의 아버지이시므로 가톨릭 교회 위에 가장권을 가지고 계십니다. 성 요셉이 일찍이 성가정의 모든 것을 보필하신 것과 같이 지금도 역시 가톨릭 교회를 하늘로부터 보호자로서 가호해주시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 교황 요한 23세(재임 1958~1963) 성 요셉, 나는 이 성인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제일 먼저 성 요셉의 이름을 부르고 성 요셉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는 나의 하루 일을 시작할 수도 끝낼 수도 없을 정도로 성 요셉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 교황 바오로 6세(재임 1963~1978) 요셉은 그리스도의 보호자,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셨을 때 보호자이십니다. 요셉은 동정녀 마리아의 보호자, 성가정의 보호자, 교회의 보호자, 모든 일하는 사람들의 보호자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도 말할 수 있습니다. 요셉은 우리의 보호자이시라고.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1515~1582) 나는 성 요셉을 나의 변호자이며 보호자로서 존경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성 요셉께서 우리가 모든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에 도와주신 일을 나 자신의 체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실 때 성 요셉에게 언제나 순종하셨으므로 지금도 천국에서 성 요셉의 소원은 모두 기쁘게 들어 주십니다. 나는 할 수 있다면 전세계를 성 요셉에 대한 신심에 투입하고 싶습니다.
[평화신문, 제814호(2005-03-20), 우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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