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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이달의 성가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66번 오 위대한 선물이여

by 파스칼바이런 2013. 7. 6.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466번 오 위대한 선물이여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 (노틀담 수녀회)

 

 

누구나 한 번쯤은 선물을 주고받았을 것입니다. 또 계속해서 선물은 오고 갈 것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은 무엇인가요? 그때의 상황과 느낌은 기억하시나요? 선물을 줄 때면 받는 이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그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을 거듭하며 그 사람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는 참 즐겁고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마음을 전달받아서일까요? 선물을 받는 이 또한 선물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집니다. 하지만 물건을 주고받는 것만이 선물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에도 그 사람이 나에게 와 준 선물이라고 합니다. 부부가 아이를 가졌을 때도 그 아이를 선물이라고 하며 귀하게 키웠을 것입니다. 이렇게 선물은 귀한 것입니다. 선물은 마음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마음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가톨릭성가 466번 ‘오 위대한 선물이여’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사랑의 신비를 선물에 비유하였습니다. 1절에서는 말씀으로 잉태되신 예수님의 신비를, 2절에서는 주님 만찬에서 이루신 빵과 포도주의 신비를, 3절은 십자가상의 신비, 4절 부활하신 예수님의 신비, 5절의 믿음과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신 신비를 노래합니다.

 

이 곡은 벗어난 두 도막 형식으로 보통 16마디 두 도막 형식과 달리 18마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단조 곡입니다. 대부분 단조 곡은 슬프고 우울하게, 장조 곡은 활기차고 기쁘게 표현됩니다. 그러나 이 성가는 아이러니하게도 장조 곡처럼 매우 밝고 유쾌하게 표현됩니다. 단조 곡의 구성은 ‘라’음으로 시작하여 ‘라‘음으로 끝나며 자연단음계, 화성단음계, 가락단음계의 3가지로 나뉩니다. 흔히 우리가 접하는 단조 곡들은 화성단음계로 이루어진 곡들로 7번째 음, 즉 ‘솔’음을 반음 올려주는 형식의 곡입니다. 그리고 가락단음계의 곡은 올라가는 음들에서 6음인 ‘파’와 7음의 ‘솔’을 반음 올려주며, 내려가는 음들은 자연단음계, 즉 ‘파’음과 ‘솔’음 모두를 제자리 흰 건반으로 연주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연단음계는 그 어느 음도 반음 올려줌 없이 시작음과 끝음이 ‘라’음이라는 것 외에는 장조 곡의 형식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가 466번은 ‘도’음으로 시작하였지만 끝음이 ‘라’의 Am로 맺었기 때문에 자연단음계로 구성된 가단조 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앞의 두 소절 8마디는 마치 후렴구처럼 구성되어 마지막 노래가 끝나도 다시 앞 소절을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못갖춘마디의 음률은 그 느낌을 더해주며 신비의 선물을 강조합니다. 반복되는 같은 음과 계속되는 8분 음표의 사용은 단순하면서도 더욱 명료하게 표현되어, 마지막 두 마디 “위대한 선물이여~”로 도약하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의 위대함을 드러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모상대로 인간을 만드셨고 모든 만물을 선물로 주셨으며 특히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까지 선물로 내어주시며 인간에 대한 사랑을 한없이 베푸십니다. 주님을 따르고자 모인 우리들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선물보따리를 오로지 나만을 위하여 움켜쥐고 그 사랑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선물은 나눌 때 그 값이 매겨지며 빛을 발한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하신 것처럼, 그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어줄 수 있다면, 마음과 마음을 나누며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는 놀라운 기적을 만날 것입니다.

 

[길잡이, 2013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