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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

[미사,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⑪ 미사의 신학적 의미(2)

by 파스칼바이런 2013. 4. 26.
미사의 신학적 의미(2)

 

⑪ 미사의 신학적 의미(2)

 

 

2. 미사는 파스카의 잔치

 

이스라엘 민족은 기원전 1250~1200년경에 하느님의 특별한 도우심으로 에집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되었으며, 매년 이 해방절을 만찬을 통해 기념하였다.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새로운 완전한 해방 사건으로 간주하여 미사를 파스카 만찬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민족이 지낸 파스카 축제가 해방의 기쁨을 새롭게 하는 동시에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상기하는 행사인 것처럼 미사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최후의 만찬에서도 계약의 개념이 분명하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의 미사 거행은 새로운 계약체결을 기념하고 재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 때마다 새로운 계약을 하느님과 맺고 우리 자신의 신분과 사명을 다짐해야 한다.

 

 

3. 미사는 친교와 식사의 나눔

 

성서에서 최후만찬이 '주님의 만찬', '빵의 나눔', '주님의 식탁' 등의 명칭으로 쓰인 것을 보더라도 또한 최후만찬의 절차, 재료, 상황 등으로 보아도 식사예식임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미사에서 식사의 의미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한 상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어 먹는 식사 공동체는 일치, 사랑, 용서, 화목을 반영하기에 복음에서 보면 예수님께서도 각계 각층의 부류와 같이 식사하심으로써 그들을 용서하고 화해시키셨다. 이처럼 예수님은 식사를 인간들의 일반적 의미 이상으로 하느님과의 나눔의 장으로 이용하셨다. 그리고 하느님과 인간 전체를 수직, 수평적으로 참다운 관계로 만드심이 주님의 지상과제인데 바로 이것을 미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내셨다.

 

즉 예수님은 우리에게 살과 피를 주심으로 당신과 한 혈육, 한 가족이 되게 하신 것이다. 바울로 사도는 바로 이러한 미사 안에서의 친교의 의미를 코린토 전서 10,16-17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우리가 축복의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우리가 그 빵을 떼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빵은 하나이기에 우리 모두가 그 한 덩어리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니 비록 우리가 여럿이지만 모두 한 몸인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미사의 신학적 의미를 살펴보면서 알 수 있었듯이 미사는 제사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파스카의 잔치', '친교와 식사의 나눔'이라는 의미도 함께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껏 우리는 미사의 이러한 여러 가지 의미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어느 한 부분에만 중점을 두면서 미사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 하였던 측면이 있다. 우리는 미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가짐으로써 미사를 통해 우리의 전 생활을 하느님께 바치고 그분을 위해 생활하겠다는 지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미사와 삶, 즉 우리의 실생활과 연결될 때만이 미사의 의미를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끝>

 

<가톨릭신문, 2004년 3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