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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교리 & 영성

[사도신경 해설 1] 사도신경 해설을 시작하면서

by 파스칼바이런 2016. 1. 13.

[사도신경 해설 1] 사도신경 해설을 시작하면서

최영철 알폰소 신부

 

 

 

 

사도 토마스는 “주님을 뵈었소”라는 동료들의 증언을 듣고서도 예수 부활을 밎지 못하고 계속 의심하고 있었다. 며칠 뒤에 그가 동료들과 함께 있는 동안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 당신의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주시자 그는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 하고 신앙을 고백하였다(요한 20,28). 또 우리는 복음서에서 베드로가 신앙 고백하는 장면을 가끔 보게 된다. 언젠가 예수께서 빵의 기적 후 성체성사와 관련하여 그 기적의 깊은 뜻을 설명하시자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 중 많은 이가 “듣기 거북하다”며 반발하였다. 그런 와중에서 일부 제자들까지도 심히 동요하여 예수님을 버리고 떠나려 하자 예수께서 “너희도 떠나고 싶냐?” 하고 물으셨다. 그때 베드로는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8) 하고 신앙을 고백하였다. 또 예수님이 당신 자신에 관한 대중들의 평판을 들은 즉시 질문을 던지시자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응답함으로써 복된 칭찬을 들은 적이 있다.

 

이처럼 신앙고백은 우리의 의심 한가운데서도 동요를 막아주고 신앙을 굳건하게 붙들어주고 주님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주며 주님을 기쁘게 해준다. 우리가 의혹과 불신의 유혹으로 인하여 심히 흔들릴 때 신앙고백은 주님께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우리는 신앙의 성장과정 중에서 피할 수 없는 시련을 헤쳐 나갈 힘을 신앙고백에서 얻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매 주일 미사 때 사제의 강론 후 외우게 되는 ‘사도신경’은 우리 신앙 성숙을 위하여 참으로 귀중한 신앙의 기도이므로, 그 깊은 뜻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신경은 신앙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미사성제를 봉헌하면서 신앙을 굳게 지켜온 선조들이 즐겨 외우던 신앙 고백문이다. ‘신경’이란 말 그대로 ‘신앙의 기도’란 뜻이다. 이 기도를 바침으로써 선조들은 우선 믿음의 대상이신 하느님과 결합되어 있음을, 또한 아울러 같은 믿음을 고백하는 신앙 동료들과도 일치되어 있음을 느끼고 확인할 수 있었다. ‘신경’이란 서양말(symbol)로 원래 ‘결합, 합치’라는 뜻을 지닌다. ‘둘로 쪼개어진 것을 하나로 합치시킨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경은 유일하게 하느님께 대한 동일한 믿음을 고백함으로써 하느님과 교회와 그리고 교우들 서로 간에 일치를 이루는 역할까지 한다. 그리스도교의 공식적인 신앙 고백문 안에는 사도로부터 비롯되어 무수한 신앙의 선조들을 거쳐서 우리에게까지 전해져 온 신앙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이 신앙 고백문 전체가 열두 사도들과 직접 관련 맺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도들이 이 신경을 작성하여 후대에 물려주었다는 전설에서 이 명칭이 붙여졌지만 신경을 이루는 12항목 중 몇 가지는 사도시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신경의 기원은 6세기경에 거슬러 가지만 오늘날 사용되는 비슷한 형태의 신경은 4세기경에 이미 그 뼈대가 형성되었다. 기도의 형식 안에 핵심교리를 담고 있는 신경의 깊은 뜻을 이해할 때 우리의 신경 외우기는 알찬 신앙의 기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