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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48번 한 생을 주님 위해

by 파스칼바이런 2016. 5. 20.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48번 한 생을 주님 위해

 

 

 

 

 한국천주교회 최초의 공식 성가집은 《조선어성가 朝鮮語聖歌》로 서울 백동수도원에서 1923년 첫 출판하였고 1928년 재판하였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1938년에는 《가톨릭 성가》가 출간되었습니다. 《조선어성가》와 《가톨릭 성가》 안에 수록되어 있는 작곡자 미상 또는 출처 미상인 많은 곡들이 현재 한국 교회가 사용하는 《가톨릭 성가》에 재편집되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곡들은 ‘Trad. Melody(전통 멜로디)’로 구분하였는데, 그중 가톨릭 성가 248번 ‘한 생을 주님 위해’는 국문학을 전공한 대구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손복희 수녀님이 가사를 붙인 곡입니다.

 

바우만(W. A. Bauman)은 《성음악의 봉사적 사목직(The Ministry of Music)》에서 성음악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습니다. “음악은 작곡가, 연주가 등 예술가의 생각과 느낌을 표출해 질서 잡힌 소리로 표현되는 것이나, 그 소리를 듣는 이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성음악은 마음의 교류이고 나눔이며, 참되고 아름다운 그 무엇이 생명의 깊은 곳을 울리며 희망의 고동을 울려 준다. 성음악은 거룩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기조이다. 따라서 성음악은 기도의 봉사자이다.” 성음악(교회음악, 전례음악)은 전례의 일부로서 신성성, 예술성, 보편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그레고리오 성가로 발전해 왔습니다. 전례에서 성음악의 역할은 듣는 말씀을 풍요롭게 하며, 참여자로 하여금 적극적인 참여 의식을 고조시키고, 고요한 기도와 소리 없는 전례 행위의 반주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 곡은 6/8박자 내림마장조 세도막형식 A(a+a’)+B(b+c)+A(a+a’)입니다. 특히 A부분 “한 생을-주님 위해 바치신 어-머니 아드님-이 가신 길 함께 걸으-셨네”는 후렴구로서, B부분 노랫말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받쳐 줍니다. 악보 좌측 상단에서 ‘가벼운 기분으로’ 노래하라고 나타내어 주는 말처럼 이 곡은 2박자 계열로 조금은 빠르게 불러야 합니다. 일생을 아들을 위해 헌신하신 어머니 마리아의 예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슬프지 않게 표현되는 곡입니다. 고통도 기쁨도 주님 계신 곳에 늘 함께하며, 슬프지만 행복한 어머니의 사랑을 그려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5월 성모님의 달,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는 한 마디 말과 함께 엄청난 기적을 이루어 내신 성모님의 단순하고 항구한 믿음과 한결같은 아들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배웁니다. ‘자비의 해’를 지내는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또한 성모님의 자비로움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자비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의 의심 없는 대답인 ‘예’는 하느님의 자비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움직여야 합니다. 사랑은 흘러가야 합니다. 멈추어진 사랑은 결코 사랑이 될 수 없는 아집일 뿐이기에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

 

[길잡이, 2016년 5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