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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69번 마리아의 노래

by 파스칼바이런 2016. 10. 18.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269번 마리아의 노래

 

 

 

 

구원의 하느님께서는 항상 ‘인간’을 향해 계십니다. 그리고 개개인에게 맞는 선물을 주십니다. 우리 주 하느님께서 나에게는어떤 선물을 주셨을까요? 또 나는 그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였습니까?

 

성모 마리아께서 예수님을 잉태한 몸으로 엘리사벳을 방문하셨을 때, 엘리사벳이 축하 인사를 드리자 찬미가로 응답하셨습니다. 그 노래가 불가타역 라틴어로는 “마니피캇 아니마 메아 도미눔(Magnificat anima mea Dominum,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합니다)”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첫마디를 따서 ‘마니피캇(성모 찬송, 마리아의 노래)’이라고 부릅니다. 이 응답은 구약에서 언약된 말씀과 또그 언약의 실현에 대한 찬미 기도입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단순하면서도 매우 정교하게 짜여 있습니다.특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루카 1,55)에서 이 노래가구약 성경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사실을 명료하게 알 수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내 영혼이 주를 찬송하며 나를 구하신 하느님께 내 마음 기뻐 뛰노나니...”라고 주님이신 하느님께 가슴벅찬 고백의 노래를 시작하는데, 이 곡이 어쩌면 최초의 성탄 캐럴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신약 성경에서 가장 아름다운 찬가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이 노래는, 서방 교회에서는 시간 전례(성무일도)의 저녁 기도 안에, 동방 교회에서는 아침 기도 안에 불립니다.특히 장엄 예식의 저녁 기도 때에는 특별한 교송(交誦), 즉 부가와 제대 분향을 하면서 마니피캇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가톨릭 성가 269번 <마리아의 노래>는 8선법의 그레고리오 성가입니다. 단순하고 짧은 선율로 이루어져 있고 각 소절을 반복하는 그 자체가 ‘기도’입니다. 네우마(Neuma) 악보의 그레고리오 성가를 쉽게 노래할 수 있도록 5선 보표로 바꾼 이 성가는 루카복음 1장 46절에서 55절까지의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찬미 기도는 당신의 상황과 마음을 노래하는 듯하지만, 그 안에 하느님의 권능과 업적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권능과 업적으로 이루어진 가사 전문은 전반부와 후반부 선율이 마치 대화를 주고받는 듯이 표현됩니다. 그러므로우리는 힘 있게 주님의 권능과 업적을 선포해야 합니다. 하지만음 하나하나를 끊어 노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드럽고 편안하게 온 정성을 다해 말하듯이 노래해야 할 것입니다. 마치 첫소절의 ‘내 영혼-이’에서 ‘혼-’의 음을 들어 올리며 주님께 향하고 있는 성모 마리아처럼 나의 전부를 주님께 향하고자 하는 열정을 담아 표현해야 합니다.

 

성모 마리아는 겸손의 상징이고 순명의 상징이며 또한 믿음의상징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 선택 받으셨지만 결코 교만하지않으셨고, 하느님의 아들을 낳으셨지만 그 아들에게 순종하셨습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고자 깨어 기도하는 성모 마리아의 삶은 우리의 모범입니다. 평생을 겸손과 순명으로 살아가신 성모마리아의 삶을 통해 내 삶의 겸손과 순명은 어디에 있는지, 내게 주어진 주님의 뜻을 찾으려고 얼마나 노력하였는지 돌아보며, 오늘도 나에게 주신 선물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길잡이, 2016년 10월호, 김우선 마리 휠리아 수녀(노틀담 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