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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솔직한 가상현실 놀이기구 체험기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AhnLab ㅣ 2016-12-21
지난 한해 만큼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등등의 기술 용어가 일반인들에게 가깝게 다가왔던 시기가 없는 듯 하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VR(Virtual Reality) 체험에 필요한 HMD(Head Mounted Display) 장비는 대학원 또는 기업의 연구실에서나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인터넷 쇼핑의 사은품으로 제공될 만큼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왔다. VR 기기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와의 결합도 늘고 있다. 콘텐츠와 VR 기술 결합의 현주소를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오감으로 이해하기 위해, 최근 놀이기구에 VR 기술을 결합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서울 소재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VR이 핫이슈임은 분명했다. 개장하고 30분밖에 지나지 않은 주말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VR롤로코스터 앞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예상 대기 시간은 무려 2시간.
▲ 주말 아침 VR 롤러코스터 대기 모습
대기하는 동안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는 HMD를 착용했을 때 화면이 어떻게 보일까였다. 적잖은 사람들이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게임 ‘포켓몬 고(Pokemon Go)’를 언급하며 VR과 AR의 개념을 헷갈려 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가상현실(VR)은 현실이 아닌데도 실체처럼 생각하고 보이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에 반해 증강현실(AR)은 사용자의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에 가상의 물체나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을 말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에 관한 보다 상세한 설명은 시큐리티레터 628호에서 소개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최신 IT 용어>를 참고할 수 있다.
☞ <'꼬리에 꼬리는 무는' 최신 IT 용어> 바로가기
곧이어 처음 HMD를 접해보는 이들이 실수하지 않고 최상의 경험을 하도록, 또한 제법 고가인 장비를 안전하게 반환하도록 학습용 HMD를 나눠주며 착용 방법과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가 제공됐다. 어색해 하며 장비를 착용해보고 그 모습이 우습다며 서로 사진을 찍어 주기도 한다. VR이 아직은 낯선 이런 모습도 언젠간 추억이 되리라.
▲ 학습용 VR 장비
한참을 시뮬레이션하던 중 드디어 차례가 되어 롤러코스터에 탔다. HMD를 착용하고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십 수년을 이 테마파크를 방문하여 롤러코스터를 탄 것만도 수십 번. 이제 롤러코스터는 별다른 감흥 없는 권태기의 오래된 연인과 같은 존재였는데 불현듯 새로운 기대감이 솟구친다. VR 기술이 VR 전용의, 완전히 새로운 영역의 콘텐츠 사업 창출에도 기여하겠지만, 이렇게 이미 충분히 소비되어온 콘텐츠에 새롭게 생명을 부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지점이다.
흥겨운 경적 소리와 함께 롤러코스터가 출발한다. 동시에 눈 앞이 3D 형태의 판타지 세계로 변한다. 현실 모습은 전혀 안 보인다. HMD로 바라보는 필자의 손은 흡사 고블린 같은 괴생명체의 손으로 덧입혀 보인다. 내 손인데 괴생명체의 손이 움직이니 기분도 괴이하다. 롤러코스터의 오르락 내리락하는 레일은 판타지 세계 속 악당으로 추정되는 거인이 레일을 잡아 당기는 바람에 허공에서 아래로 내동댕이쳐졌다 끌어올려졌다를 반복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식은땀이 흐른다. 허공에서 예측치 못하게 곤두박질 치는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가상현실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속절없이 속는 오감이 야속하다.
▲ VR 화면에서 등장하는 3D 애니메이션 장면의 일부
어차피 가상현실이니까 눈 감아 버리면 그만이라 여기며 눈을 감았더니 이제는 롤러코스터 고유의 공포감이 몰려와 눈을 뜨지도 못하고 감지도 못한 상태에서 2분을 보냈다. HMD의 우측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새총으로 화면 속 악당을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정신이 혼비백산하여 필자는 단 한 번도 누르지 못했다.
▲ VR 장비를 착용하고 탑승한 롤러코스터
오랜만에 잔뜩 긴장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지만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은 VR 장비인 HMD에 대한 개선이다. 롤러코스터의 속도감과 과격함에 못 이겨 장비가 겉돌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등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적합한 콘텐츠에 맞게 특화되도록 장비는 계속 진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콘텐츠 퀄리티 측면에서의 진보다. 3D 형태의 판타지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장비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선명도나 스토리 구성에서도 지속적인 진보가 필요해 보인다. 한 번 탔지만 또 타고 싶고 계속 타고 싶은 충성 고객을 늘리려면 VR 콘텐츠의 다양성이나 전문성에도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대부분의 VR 관련 콘텐츠 업계의 공통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일지라도 이 기술을 쓸모 있게 만들어주는 콘텐츠가 없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가상현실(VR)도 그렇다. 가상현실 기술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그러나 적절한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응용다운 응용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세계 VR시장은 올해 67억 달러(약 7조8360억원)규모에서 2020년 700억 달러(약 81조8650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는데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국내 VR시장 규모를 지난해 9636억원에서 올해 1조3735억원, 2020년에는 5조7271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등 VR이 신 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는 만큼 첫 등장한 이래 그 어떤 때보다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적절한 콘텐츠와의 결합과 사용자 친화적인 기술이 결합된다면 본격적인 VR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일기 예보 상으로 이번 크리스마스에 한파는 없어 비교적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옆구리가 시린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존재 자체가 한파인 법. 올 한해 특별히 짜릿한 일이 없었다면 2016년 마지막은 VR 롤러코스터를 타며 향후 4년 이내의 VR 산업의 전망을 레일 위에서 점쳐보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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