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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29번 알렐루야 노래하자

by 파스칼바이런 2017. 4. 15.

[이달의 성가]

가톨릭 성가 129번 알렐루야 노래하자

 

 

 

 

찬미 예수님!

 

이달의 성가는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129번 <알렐루야 노래하자>로 정했습니다. 이 곡의 가사 중에서 제가 여러분과 특별히 나누고 싶은 구절은 2절 “참혹하게 죽으신 후 승전기를 드셨네.”입니다. 이 성가는 부활의 의미를 아주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부활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정의’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크게 흥행했던 영화 <더 킹>에서 정우성의 명대사가 나옵니다. “역사적으로 흘러가듯 가. 내가 또 역사 강의해야 돼? 그냥 권력 옆에 있어. 친일파며 그딴 놈들 어때? 재벌, 장차관. 독립군들 봐. 한 달 60만원 없으면 굶고 살아. 요즘도 저런 철없는 애가 있나. 요즘 왜 역사 공부를 안 하니?” 즉 정의로울수록 손해라는 이야기입니다. 상대 주인공 조인성은 이 말이 맞다는 사실에 더 기분이 나빴지만, 맞기 때문에 부패검사의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미담이 전해지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악하게 행동한 이들이 잘 되고, 희생하고 헌신한 사람들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정의롭지 않습니다. 수많은 예언자도 그러하였고, 예수님의 생애 역시 그러하였습니다. 예수님은 죄 없는 분이었지만, 제자가 배신하여 젊은 나이에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십자가형으로 가장 고통스럽고 수치스럽게 사형을 당하셨습니다.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마저 이런 형편이라면 더 할 말이 없지요. 그래서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 마음 깊은 곳에서는 - ‘복음은 복음이고 현실은 현실’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부활의 참 의미는 여기에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패배자가 아닙니다. 정의롭게 살아간 이의 패배는 언뜻 패배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참혹하게 죽은 것 같지만 그것은 죽은 것이 아닙니다. 부활이라는 승전기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한 사람은 선(좋은)한 결과를 맺고 악한 사람은 악(나쁜)한 결과를 맺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은 듯 보입니다. 실제로 많은 경우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가르침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교회는 ‘내세’라는 것이 있고 선한 사람은 그곳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희생과 나눔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해온 선한 신앙인들에게 부활이 큰 기쁨과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번 부활 시기 동안 성가 129번 <알렐루야 노래하자>를 소리 내어 부르며, 하늘 나라에 대한 열망을 키워 보셨으면 합니다. 땅에서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십시오. “알렐루야 노래하자 기쁜 때가 왔도다. 참혹하게 죽으신 후 승전기를 드셨네!”

 

[길잡이, 2017년 4월호, 송재영 야고보 신부(이문동 성당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