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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세계] 아합과 이제벨 (1)
아합왕과 이제벨 왕비
구약성경에서 북이스라엘은 남쪽 유다에 비해 허술한 모습이 많다. 반란도 잦고 왕들의 이미지도 매우 안 좋다. 우상숭배도 심했고 유배도 먼저 갔다. 아시리아 침공으로 남쪽보다 136년 앞서 멸망한 것이다. 성경에서 보면 북쪽은 남쪽보다 허약한 공동체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다르다. 북쪽은 10지파 연합체였기에 남쪽보다 인구도 많았고 영토도 넓었다. 경제 군사적으로도 훨씬 강했다. 한때는 남쪽 유다를 혼인으로 끌어들여 우위에 서기도 했다. 북쪽 임금 아합은 자신의 딸 아탈야(Athaliah)를 남쪽 임금 여호람과 혼인시켜 패권을 장악했던 것이다(2열왕 8,18).
구약성경 기록은 바빌론 유배 때 시작된다. 나라가 망하고 이민족 문화에 눌리자 역사적 자료에 눈 돌린 것이다. 신명기계 역사가들이다. 이들의 작품이 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 상하권, 열왕기 상하권이다. 남쪽 출신이기에 다윗 왕가와 예루살렘을 기록 중심에 뒀다. 열왕기에서 남쪽 유다가 북이스라엘보다 우세하게 등장하는 이유다. 열왕기는 글자 그대로 왕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역사적 기록이 목적은 아니다. 집필자 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이다. 민족의 멸망원인을 신앙 안에서 찾는 작업이었다. 하느님께 대한 불순종이 이유였다고 열왕기는 결론 내린다.
북이스라엘 전성기를 시작한 왕은 오므리와 그의 아들 아합이다. 두 임금은 34년간 재위하면서 제도정비와 주변 국가복속을 성공한다. 하지만 열왕기에서는 사악하고 어리석은 왕들로 묘사되어 있다. 아합의 왕비 이제벨은 악의 축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녀는 페니키아 항구도시 시돈의 왕이었던 엣바알(Ethbaal)의 딸이다(1열왕 16,31). 아합의 아버지 오므리는 외부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정략혼을 성사시켰던 것이다. 이제벨의 등장으로 사마리아와 다른 도시에 페니키아의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고고학 조사결과 북쪽이 누린 경제적 번영의 발판은 둘이었다. 올리브유와 포도주 사업 그리고 구리광산이었다. 아합이 나봇의 포도밭을 탐낸 것은 상징성 있는 이야기다. 구리는 솔로몬 때부터 주 수입원이었다. 이 무렵 아합 왕조는 유다 왕국에게는 어른이었고 주변국에게는 맹주의 위치였다. 두 번에 걸친 다마스쿠스 벤 하닷과의 전쟁이 증명한다(1열왕 20장). 당시 북 왕조는 열왕기가 전하는 단편적 정보를 넘어 훨씬 강력하고 부유한 국가였던 것이다.
[2017년 8월 6일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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