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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

[겨자씨 한 알] 감사기도 (1)

by 파스칼바이런 2017. 11. 23.

[겨자씨 한 알] 감사기도 (1)

 

 

 

 

Q1 감사기도의 첫 부분에 드리는 감사송은 어떤 의미와 내용일까요?

 

감사기도는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며 정점을 이룹니다. 이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감사, 성령청원, 성찬제정과 축성문, 기념, 봉헌, 전구, 마침영광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8-79항 참조). 이렇게 중요한 감사기도를 시작하며 신앙공동체는 하느님의 현존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업적,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감사송으로 먼저 기도합니다. 감사송은 라틴어로 ‘쁘레파시오(praefatio)’라고 하는데, 서언 혹은 서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답니다. 가장 기본적인 감사송은 로마교회에서 바쳤던 기도문이며 전례시기와 축일에 따라 4가지 양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바칠 수 있습니다.

 

지상교회는 하늘의 만군과 더불어 주님께 영광의 찬미를 드리며,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과 일치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기에 감사송에서는 하늘나라의 천사들과 성인들도 함께 찬양하고 있습니다(「전례 헌장」 8항 참조). 감사송이 끝나면 공동체는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찬양하며 ‘온 누리의 주 하느님! 하늘과 땅에 가득 찬 그 영광!’이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하늘과 땅, 그 안의 있는 우주 만물이 모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냄을 의미하지요. 또한, ‘높은 데서 호산나’라는 찬양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소리쳤던 군중들의 외침을 떠올리게 합니다(마태 21,9 참조). 이제 다시 예수님은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며 공동체는 이를 환영합니다.

 

Q2 사제는 성령청원축성기도에서 무엇을 청하나요?

 

사제는 성령청원 축성기도를 시작하며 만물의 창조와 성화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업적임을 뚜렷이 밝힙니다. 신자들은 성령청원축성기도(Epiclesis consecrationis)의 시작부터 영광송으로 감사기도가 끝날 때까지 무릎을 꿇기도 합니다. 이는 성체와 성혈로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께 대한 공동체의 흠숭입니다. 성령청원축성기도는 사제가 예물인 빵과 포도주 위로 손을 펴고 드리는데, 제대 위의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축성되도록 하느님의 능력과 성령의 작용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이를 ‘에피클레시스(Epiclesis)’라고 하며 이름, 부름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기도 후에 성찬 제정문이 이어집니다.

 

Q3 사제가 드리는 성찬 제정과 축성문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미사는 예수님이 최후만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면서 하신 말씀과 동작을 ‘기념’(Anamnesis)하고 재현합니다. 성찬제정과 축성문은 바로 미사가 지향하고 있는 하느님의 구원업적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사제는 빵과 포도주를 주님의 몸과 피로 축성하고 성부께 제물로 봉헌합니다. 사제는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의 잔이다”(1코린 11,23-25 참조)라고 말하며 예수님께서 직접 성찬을 거행하심을 알려줍니다. 사제는 축성된 성체와 성혈을 들어 올리고 교우들은 경배합니다. 비오 10세 교황(1835~1914년)도 성체를 보면서 토마스 사도처럼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기를 권유했습니다. 사제도 성체와 성혈을 내려놓은 다음에는 허리를 깊이 숙여 성체성혈에 절하며 흠숭 드립니다.

 

Q4 성찬제정과 축성문 후에 드리는 ‘신앙의 신비여’는 무슨 뜻일까요?

 

과거부터 동·서방 교회는 성찬제정과 축성문 후에 성체성혈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께, 기도드리며 환호했습니다. 교회는 이러한 동·서방 관습을 존중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교우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위해 ‘신앙의 신비여’라는 응답을 합니다. 주님이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현존하시며 주님의 죽음과 부활이 재현되었다는 사실은, 조용히 마음으로만 지나가기에는 너무 큰 사건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거룩한 신비에 신자들도 어떤 모양으로든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신자들은 이 환호를 통해 방금 실현된 구원의 신비를 믿고 고백하며 선포하기로 다짐합니다. 기념 환호의 양식은 세 가지인데 그 내용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신앙고백과 구원의 간청입니다.

 

참고 문헌

 

「왜 저렇게 하지? 전례의 표징」 (김종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미사 전례」 (이홍기, 분도출판사)

「미사참례 하는 사람들의 일상 살기」(도미니그라시 · 조파프로키 공저, 가톨릭출판사)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11월호, 도희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