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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세계 교회사 여행] 그리스도교 세계의 첫 번째 재건 (1)

by 파스칼바이런 2018. 5. 17.

[세계 교회사 여행] 그리스도교 세계의 첫 번째 재건 (1)

 

 

 

 

카롤링거 왕조의 르네상스

 

카를 대제(768~814년)는 부친의 정책을 이어받아 그대로 추진해 나갔다. 그는 서구 유럽의 일치를 강화시켰고, 아라비아인을 북부 스페인으로까지 몰아냈으며 무력으로 작센족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킴으로써, 왕국의 영토를 동쪽으로 더 확장시켰다. 또한 카를 대제는 교황청에 자신의 의견을 강요했다. 900년 성탄절, 레오 3세 교황은 로마에서 카를 대제의 머리 위에 직접 황제 왕관을 씌워 주는 황제 대관식을 거행했다. 게르만족의 흔적을 간직한 채 탄생한 새로운 제국은 로마제국을 계승하고자 했다. 이렇게 해서 다시 성립된 제국은 일치와 평화라는 하나의 이상을 영원히 구현할 것을 표방했다. 이 같은 이상은 정치 제도와 교회 안에서 모두 실현되어 갔다. 이때부터 계속해서 서구 사회의 두 축은 교황과 황제였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플 황제는 카를 대제라는 새로운 황제가 불법적으로 황제 직위를 찬탈했다고 간주했다. 비잔티움제국 밖에 있는 자가 감히 황제라는 칭호를 사용하는 것을 콘스탄티노플의 황제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동방 세계와 라틴어를 사용하는 서방 세계 사이에 분쟁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다.

 

카롤링거 왕조의 통치자들은 교회의 질서를 회복시키고 교회의 특권을 되찾아 주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이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했다. 이 같은 통치 이념은 결국 ‘카롤링거 왕조의 르네상스’라는 말이 생겨나게 만들었다. 피핀의 통치 하에서 수도자이며 주교였던 보니파키우스는 게르마니아 교구를 재조직했다. 한편, 카를 대제는 많은 법령집을 편찬했는데 이런 법령집들은 주로 알쿠이누스와 같은 수도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카를 대제는 또한 프랑크 교회를 개혁하기 위한 시도를 왕성하게 전개해 나갔다.

 

전반적으로 갈리아 지역에 팽배해 있던 전례 예식의 쇠퇴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카를 대제는 자신의 왕국에 로마 전례를 도입하여 강력하게 시행했다. 그러나 전례 개혁이 지나치게 구약의 정신으로 빠져 버린 나머지, 예식주의와 규정주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리하여 공동으로 하는 기도가 소홀히 되었고 라틴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신자들에게, 미사는 알아들을 수 없는 신비롭고 거룩한 공연이 되어 버렸다. 전례용이 아닌 일상적인 빵도 누룩을 넣지 않고 만들었고 미사를 집전할 때, 사제는 신자들에게 등을 보이며 미사를 거행했으며 로마 미사 경본을 낮은 소리로 읊었다. 또한 사적으로 드리는 미사가 점점 늘어났다. 한편, 아일랜드 선교사들에 의해해서 전파된 《참회 규정서》(개별고백)가 엄청난 속도로 전파되자, 이를 중지시키고 옛 참회 전례(공개 참회)를 다시 도입하기 위해서 전례 법령집들을 만들어 냈다.

 

성직자 양성을 위한 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카를 대제는 학문을 부흥시키기 위한 착수를 시도했다. 엑스라샤펠 궁내에 궁정 학술원을 설립해서 당대의 석학들을 불러 모았는데 대부분 수도자들이었다. 그들은 성경과 교부들의 작품과 전례를 연구할 뿐만 아니라 고전 라틴어를 다시 도입하려고 시도했다. 필사가들은 작업실에서 서체와 채식(彩飾, 아름다운 색을 칠하여 꾸미는 일)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많은 필사본들을 내놓았다. 이러한 학문의 부흥은 9세기 초, 절정에 달했다.

 

신학 분야에서도 위대한 학자들의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교회의 논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파스카시우스 라드베르투스, 라바누스 마우루스, 라트람누스가 성체 안에 그리스도의 실제적 현존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리옹의 부제 프로루스는 당시 유통되고 있던 성경 본문의 내용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읽는 것이야말로 미신이나 지나친 성화상 공경을 가라앉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치유책이라고 생각했다.

 

[2018년 5월 6일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가톨릭마산 8면,

세계 교회사 여행 1. 고대 · 중세편 · 가톨릭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