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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내일의 그 어디쯤...'은막'과 LED 시네마

by 파스칼바이런 2018. 5. 22.

추억과 내일의 그 어디쯤...'은막'과 LED 시네마

AhnLab 콘텐츠기획팀 / 2018-05-15

 

 

2차 세계대전 직후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 <시네마천국>은 장난꾸러기 꼬마 토토가 동네에 있는 소극장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을 들락거리면서 영사기사 알프레도 아저씨와 우정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그려낸다. 두 주인공의 우정이 쌓여가는 과정에는 흥미로운 곳이 등장한다. 바로 꼬마 토토의 시선으로 바라본 영사실의 모습이다.

 

1895년 프랑스 파리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로 선보인 영사기는 110년 이상 줄곧 영화관을 지켜온 터줏대감이었다. 그러던 것이 10여년 전 디지털 영사기가 도입되면서 필름을 돌리던 영사기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게다가 이제는 극장의 다른 이름인 ‘은막’, 스크린마저도 추억의 뒤편으로 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미지 출처: Shutterstock.com)

 

“차르르르~” 영사기의 필름이 돌아가는 소리를 기억한다면 중년 이상의 나이를 먹었음이 분명하다. 옛날 유년 시절의 극장을 추억해보건데 한창 재미있는 상황에 영화가 갑자기 중단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필름이 끊어진 까닭이다. 관람객들의 탄성과 야유가 터져 나오고 이때 아마 영사기사는 부리나케 끊어진 필름을 이어 붙여 영사기를 다시 돌렸을 것이다. 그리고 간혹 2시간이 넘는 장편 영화들은 하나의 릴로 부족해 중간에 다음 릴로 갈아 끼우느라 잠시 영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화면은 흔들리고 손으로 쓴 듯한 자막은 읽기 불편했어도 필름 영사기의 추억은 아직 머리 속에 남아 있다.

 

필름 소리와 화면 노이즈가 사라진 ‘디지털 상영’

 

필름 영사기가 자취를 감춘 건 영화 배급 구조가 달라지면서부터다. 물론 영상을 처리하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도 있지만 영상 파일의 전송 기술의 향상 덕분이다. 필름 영화의 경우 매년 영사 필름의 현상과 배포 비용으로 엄청난 비용이 소모됐지만 2000년 초반 도입된 디지털 시스템은 영화사가 단일 디지털 마스터 파일을 제작한 후 인터넷을 통해 전국의 수많은 영화관으로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이 영화 파일 전송 방식은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전문적인 복제방지 기능을 설정, 영화관의 서버에 저장된 후 LAN을 통해 영화관 내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프로세스라서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게 장점이다. 필름 영사기가 아닌 프로젝터로 투사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뛰어난 해상도와 선명도를 제공할 수 있었다.

 

디지털 상영 시스템이 비용절감 효과 이외에도 필름의 긁힘 현상이나 과도한 복제로 인한 화질의 감퇴 등이 없다는 장점을 제공했지만 프로젝터를 이용한 디지털 영사기 역시 흰색 스크린 위에 영상을 비추는 방식이라 LED 모니터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스크린의 사이즈와 음향 빼곤 만족스럽지 못했을 게 뻔하다.

 

디지털 상영, 또 다른 혁신을 예고하다

 

디지털 상영에 또 다시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영사 기술은 바로 ‘LED 스크린’이다. 이미 국내 주요 기업과 극장에서 LED 스크린으로 은막을 대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LED 스크린을 선보였다. 기존의 영사기에서 빛을 큰 스크린에 투사하는 빔 프로젝트 방식이 아닌 LED TV나 모니터처럼 그냥 대형 스크린에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인 것이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 있는 '시네마 LED' 상영관인 'SUPER S'관이 그것이다. 시네마 LED LED 캐비닛 96개를 이용해서 가로 10.3m의 초대형 LED 스크린을 만들어냈다. 삼성전자의 시네마 LED는 4K(4096 x 2160) 해상도를 제공한다. 시네마 LED는 영화 상영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영사기와 영사실이 필요없을 뿐만 아니라 어두컴컴한 곳에서 영화를 봐야 한다는 기존 극장의 고정관념도 깨뜨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최대 영화산업박람회 ‘시네마콘(CinemaCon) 2018’에서 시네마 LED의 브랜드를 ‘오닉스’로 정하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네마 LED가 설치되는 극장의 상영관을 '오닉스관'으로 부르기로 하고 헐리우드에 있는 퍼시픽 씨어터 위네카 극장에 미국 최초로 오닉스 상영관을 설치했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오닉스를 내세워 글로벌 영화관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1위 영화관 체인인 GSC(35개 극장, 328개 스크린 보유)와 오닉스 공급 합의를 마치고 쿠알라룸푸르 시내에 곧 설치할 예정이며, 중남미 1위 영화관 사업자인 시네폴리스 및 2위 사업자인 시네멕스와도 시네마 LED ‘오닉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스위스 취리히 실시티 쇼핑몰의 아레나 시네마에 3D 시네마 LED 스크린을 설치, 세계 최초 3D 시네마 스크린 적용 상영관인 동시에 유럽 최초 시네마 LED 적용 상영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가오는 LED 시네마 시대, 추억을 넘어 낯설어질 ‘은막’

 

최고로 일컬어지는 여배우를 ‘은막의 여신’으로 부르기도 한다. 상투적인 표현이라 영화에 출연하는 여자 배우를 뜻하겠거나 짐작할 뿐, ‘은막’이라는 표현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듯 ‘은막(Silver Screen)’은 영사기 – 필름 영사기든 디지털이든 –를 통해 전송된 영상이 투사되는, 즉 상이 맺히는 화면(screen), 영사막을 의미한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은막은 본래 영화 산업 초기(활동 사진의 시대)에 사용된 영사막을 뜻하는 표현으로, 당시 반사율을 높이기 위해 실제로 은(silver)이나 알루미늄을 칠했기 때문에 ‘은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빛을 분산시키는데 있어서의 한계와 가장자리가 어두워지는 현상 등 기술적 한계와 함께 이후 대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대의 영사막에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이제 은막은 '영화'의 상징적인 표현으로만 남았다.

 

그리고 그 마저도 LED에 자리를 내주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LED의 가격이 아직 고가인 탓에 LED 시네마가 확산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깜깜한 극장에서 더듬더듬 짚어가며 자리에 앉아 영화를 보는 장면은 머지 않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질 게 분명하다. 예전 영화관에 대한 추억의 아련함은 있지만, 앞으로 극장 풍경이 어떻게 바뀔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