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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세계] 이사악 (1) 신은근 바오로 신부(신안동본당 주임)
이사악은 아브라함과 사라의 아들이며 레베카의 남편이다. 위대한 세 족장(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의 한 분으로 180세까지 살았다. 아들 야곱을 통해 태어나는 손자들까지 보고 죽었다. 이스라엘 12지파의 뿌리가 될 후손을 확인한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한 밤하늘의 별처럼 많아질 자손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사악도 늦도록 아이가 없었다. 젊은 나이엔 자녀를 주시지 않았던 것이다. 계약의 전수자인 그에겐 답답한 일이었다. 기도하며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주님께선 쌍둥이 아들을 주신다. 먼저 태어난 아이가 에사우였고 동생이 야곱이었다. 그의 나이 60세 때였다(창세 25,26).
이사악은 주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다(창세 17,19). 왜 그 이름을 주셨는지 명확한 해설은 없다. 하지만 전승되어온 이야기는 있다. 이사악 탄생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아브라함은 웃었다(창세 17,17). 100살이 된 늙은 나이였기 때문이다. 씁쓰레한 웃음이었을 것이다. 사라 역시 웃었다(창세 18,12). 생리가 끝난 몸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일을 왜 말씀하시냐는 반응이었다. 젊은 시절 그토록 청해도 주지 않더니만 이제 와서 무슨 말씀을 하시냐는 불만이었다. 비웃음에 가까웠을 것이다.
이사악의 어원은 ‘웃다.’라는 히브리어 동사 차하크(tzhak)다. 직역하면 ‘웃게 될 것’이란 의미다. 히브리어 발음은 이츠하크(Yitzhak)다. 이스라엘 수상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던 라빈 총리 풀 네임은 이츠하크 라빈(Yitzhak Rabin)이다. 웃음과 연관되었기에 많은 이들이 택한 이름이었다. 이사악(Isaac)은 라틴어 발음이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불가능하다며 헛웃음을 보냈지만 주님께선 참 웃음을 주시려 하셨다. 이사악이라는 이름을 주신 이유다. 사라는 아들을 낳으리란 말에 웃었다. 아들을 낳자 또 웃었다. 하지만 두 웃음은 다르다. 첫 웃음은 불만이었고 두 번째 웃음은 감격이었다. 곁에 있는 이들까지 웃게 하는 축복이었다. 이사악의 이름에 담긴 메시지다.
‘주께서 나에게 웃음을 주셨다. 소식을 듣는 이마다 나한테 기쁘게 웃어 주겠지. 사라가 젖을 먹일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렇지만 나는 늙은 그에게 아들을 낳아 주었다.’(창세 21,6-7) 사라의 힘들었던 삶이 녹아 있는 고백이다. 당시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의 설움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스라엘의 어머니 사라는 이렇게 이사악을 만나 전혀 다른 여인으로 바뀌었다. 그 늦은 나이에.
[2018년 5월 20일 성령 강림 대축일 가톨릭마산 12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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