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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

[특별기고-성체의 존엄성] 4. 영성체 방법에 관한 문제

by 파스칼바이런 2018. 8. 25.

[특별기고-성체의 존엄성] 4. 영성체 방법에 관한 문제

성체 흠숭 교육, 철저하게!

가톨릭평화신문 2018-08-26 발행 [1479호]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 제78조는 영성체 방법에 대해 “영성체는 혀로 또는 손으로 자유로이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사 없는 영성체와 성체신심 예식서」 21항에서도 “영성체를 시켜줄 때에는 축성된 제병을 영성체자들의 혀에 얹어 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각 주교회의는 손에 얹어 주는 방법을 허락할 수도 있다. 조건은 교황청의 확인을 받아야 하고, 불경의 위험이 없어야 하고, 성체께 대한 그릇된 생각이 신자들 마음속에 스며들지 않을 경우에 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2004년 교황청 경신성사성 훈령 「구원의 성사」 92항에서도 “모든 신자는 입으로 성체를 받아 모실 권리가 있지만, 손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기를 바랄 경우 성체를 손에 들고 멀리 나가지 못하게 주의해야 한다. 신성 모독의 위험이 있다면, 손에 성체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초대 교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손으로 성체를 받아 모셨다. 그러나 9세기 프랑스 루앙 시노드(878년)는 신자들이 입으로 성체를 영하도록 결정했다. 당시에도 신자들이 성체를 손으로 받은 즉시 영하지 않고 집으로 모셔 가서 성체를 모독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체께 대한 경외심이 매우 커 오직 사제만이 성체를 만질 수 있다는 확고한 신심도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었다. 9세기부터 1968년까지 모든 가톨릭 교회에서 신자들은 영성체를 할 때 무릎을 꿇고 턱밑에 영성체 받침을 받치고 입으로 성체를 받아 모셨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직후 유럽 일부 지역 교회에서 손으로 하는 영성체를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1969년 「주님의 기념제」 훈령에서 손으로 하는 영성체 방법에 관한 철저한 교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으로 하는 영성체를 할 때는 성체성사의 현존에 대한 신앙 의식을 약화시키는 조짐마저도 배제하며, 성체께 대한 신성 모독의 위험이나 그런 위험의 징조마저 배제하도록 한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날 이 ‘손으로 하는 영성체 방법’을 실시할 때 교회의 이 훈령들과 지침들을 각 지역 교회가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가?

 

초대 교회에서는 제자들이 얼마나 굳은 믿음으로 성체를 영했을 것이며, 얼마나 깊은 흠숭과 경외심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명을 따라 이 ‘생명의 빵’을 분배해 주었겠는가! 그리고 자신들과 똑같이 그리스도교인들이 성체를 영하도록 제자들은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지고 가르쳤겠는가!

 

오늘날 손으로 하는 영성체를 할 때 드러나는 가장 중대한 문제점은 영성체자들이 거룩한 성체를 경솔하게 대하거나, 동작이 기계적인 습관으로 변하면서 점점 성체께 대한 흠숭을 경시하고 하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손으로 하는 영성체 방법은 신자들의 신앙을 약화시켰고, 가장 중요한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께 대한 흠숭을 하락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체 흠숭에 대한 철저한 교리교육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최성균 신부(서울대교구 성모노인쉼터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