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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주일 - 잔치처럼 흥겨운 삶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 이성과신앙연구소 소장) 가톨릭평화신문 l 2019.01.20 발행 [1499호]
▲ 한민택 신부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주간에 우리는 공생활을 통해 ‘공적으로 드러난’ 예수님의 모습을 묵상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어 오신 ‘육화의 신비’가, 앞으로 이어질 연중시기 안에서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 헤아려보도록 우리를 초대하였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은 요르단 강에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 다음, 갈릴래아로 오셔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 나라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마술과 같은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정치적 혁명으로 실현되는 나라도, 먼 훗날에나 들어갈 유토피아도 아니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나라는 우리들의 평범한 삶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나라였습니다. 갖가지 질병과 고통과 악령으로 시달리는 사람,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 풍랑과 파도로 삶이 큰 시련 중에 있는 사람들 안에서 실현되는 ‘하느님의 다스리심’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키신 예수님의 기적은 카나라는 지역에서 있었던 혼인 잔치라는 매우 평범한 일상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것도 잔치에 술이 떨어진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에서였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는 잔칫집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헤아릴 정도로 매우 인정 많고 사려 깊은 분이셨습니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는 아드님의 말씀에도,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그의 분부를 들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였고, 그 결과 더 맛 좋은 포도주가 잔치에 온 손님들에게 베풀어졌습니다. 잔칫집의 근심은 사라졌고, 맛 좋은 포도주로 인해 흥겨운 잔치는 그 축제 분위기가 더해져만 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2000년 전 카나라는 지역에서만이 아닌, 오늘 우리 각자의 삶 안에서 실현되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을 우리의 삶 안으로 초대할 때, 우리 삶이 흥겨운 잔치가 되고 기쁨 넘치는 축제가 된다는 메시지인 것입니다.
연중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다시금 삶 안으로 초대할 것을 권유합니다. 우리가 종종 비천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면, 갖가지 근심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다면, 갖가지 원한과 분노와 같은 감정에 매여 있다면, 삶에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면, 그 안에서 숨죽인 채 우리 자신을 가두어 두고 있다면, 이제 마음의 문을 열라고 합니다. 일어나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 걸음 내디디라고 합니다.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단 한 걸음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이미 문 앞에 와 계신 주님, 그분은 우리와 함께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 마음의 성전을 정화시키고, 그곳을 하느님의 숨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실 것입니다.
연중시기를 시작하며, 어떤 변화를 꿈꾸고 있나요? 진정한 변화는 ‘누군가’를 만날 때 일어납니다. 신앙은 허황된 체험이나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 인물 예수님과의 만남이요 그분을 따름이며, 그분을 알아가고 자신을 발견해가는 여정입니다. 물이 포도주로 변화한 것처럼, 우리의 삶은 그분을 만날 때 진정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가 예수님을 만나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을 살도록 그 신비로운 체험 안으로 초대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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