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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송과니 시인 / <동상로 780-71>에서

by 파스칼바이런 2019. 7. 5.

송과니 시인 / <동상로 780-71>에서

 

 

  나는 나를 나에게 맡겨온 존재 맞는가.

  슨 오랜 녹 까발리기 용쓰는,

  그래서 4월은 연두의 소용돌이다.

  숲 숲 첩첩 수풀

  식물로부터 지체 없이 달려온 오로라.

  뿌리로 버텨나가야 하는 생애

  스스로의 녹슮에 대하여

  마음 여린 순이 급기야 발끈한 것.

  그러므로

  나를 나에게 맡기지 못한

  나 해체해야 하는 지금

  녹슬 필요 없는 내 상처가

  녹슨 내 상처에게 부쳐온 엽서

  용쓰는 자문자답,

  숲 숲 첩첩 수풀 오로라,

  연두의 소용돌이가

  모든 길 위에 꽂혀 있다.

  숲이 숲을 숲에게 맡겼으므로

  뿌리는, 뿌리를 뿌리에게 심어야 한다.

 

웹진 『시인광장』 2018년 5월호 발표

 

 


 

송과니 시인

2002년 《현대시》신인추천작품상을 통해 등단. 2015년 시집 『도무지』를 발표하며 다시 등단. 백제예술대학교 극작과 졸업. 2010년 수주문학상 대상 수상. 시집으로 『밥섬』(2016)과 『내 지갑 속으로 이사 온 모티브』(2017)가 있음. 현재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으로 활동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