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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종천 시인 / 눈물은 푸르다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19. 7. 22.

최종천 시인 / 눈물은 푸르다

 

 

  눈물은 푸른 색을 띠고 있다

  멍을 우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열린 눈의 막막함

  약속의 허망함

  우리는 지난 세월을 憎惡에 投資했다

  거기서 나온 이익으로

  쾌락을 늘리고

  문득 혐오속에서 누군가를 기억한다

 

  너의 눈은 검고 깊었다. 그러나

  그는 입맞춤으로 너의 눈을 퍼낸다

  너는 다시는 달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시집 『눈물은 푸르다』(시와시학사, 2002) 중에서

 

 


 

 

최종천 시인 / 희망을 꺼 놓자

 

 

  인간이 희망을 켜놓은 지 오래 되었습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으므로

  희망이 태양보다 더

  밝게 빛나는 것은 인간에게 좋지 않을 듯 합니다

  왜냐하면 희망으로는

  식물을 재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희망을 꺼 버리면 어떨까요?

  절망은 希望의 衛星 같은 것으로서

  희망의 빛을 반사하여 빛나고 있기에

  희망을 꺼 두면 절망도 빛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구가 사막화하고 있는 것은

  태양보다 희망이 더 빛나기 때문입니다

 

시집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창비, 2007) 중에서

 

 


 

최종천 시인

1954년 전남 장성에서 출생. 1986년 《세계의 문학》과 1988년 《현대시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 시작. 시집으로 『눈물은 푸르다』(시와시학사, 2002)와 『나의 밥그릇이 빛난다』(창비, 2007),  『고양이의 마술』(실천문학사, 2011)이  있음, 2002년 제20회 신동엽창작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