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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설 자리가 없었던 여성들을 위해 박경옥 (모니카, 서울 가톨릭 영성의 집 원장) 가톨릭평화신문 2020.02.02 발행 [1549호]
▲ 박경옥 원장
“가진 것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올해가 당신의 일생 중에 마지막 해라고 생각하고 이 시대의 불우 여성들에게 필요한 일들을 시작해 봄이 좋을 것 같다.”
한 신부님의 권유와 조언에 나 자신의 모든 욕망을 정리하고 새로운 결정과 함께 이 일을 시작했다. 가진 것이라곤, 독일 유학에 필요한 자금과 십여 년간 일하며 모았던 것, 살던 집과 연구실 정리한 금액이 전부였다. 노동자와 함께 사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더욱 폭넓게 그들의 세계를 보고, 생각하고 함께해야만 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벗들의 염려와 은인들의 도움, 그리고 ‘내 아버지의 뜻’으로 구로공단 입구에 작은 공간 ‘여성의 집’을 시작할 수 있었다.
1979년 5월에 문을 연 여성의 집은, 초기에는 시골에서 올라와 집 없는 젊은 여성노동자 8명과 함께 생활을 시작했다. 낮에는 공장에 나가고 밤에는 야간학교에서 돌아와 쉬는 공간이 되었다. 그들이 출근한 낮시간과 저녁시간에는 주변 공단의 젊은 여성노동자들이 하루 3회씩 교대로 생활교육을 받는 ‘생활관’이 되었다. 좋은 어머니가 되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줄 아는 여성이 될 수 있도록 여러 교양 교육과 바느질, 요리, 자수, 공예, 편물 등 다양한 기술을 습득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80년대 당시 우리 사회는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 없는 힘없는 여성 노동자들이 온전히 설 땅은 매우 좁았다. 직장에서의 모멸감, 경제적 난관 등은 배움이 적고 소외된 여성들에게는 큰 시련이었다. 권리를 주장하다 직장에서 쫓겨나고 가정폭력에까지 고통받는 여성노동자들이 삶 속에서 참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원했다.
1979년 12월 22일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을 모시고 개원 미사를 열며 시작된 ‘여성의 집’은 자연스럽게 가정폭력, 가출부녀자, 미혼모, 청소년 상담까지 하는 공간으로 발전해 나아갔다.
박경옥(모니카, 사회복지학 박사) 서울 가톨릭 여성의 집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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