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의 과학적 문제점 1 우리는 지난 3월에 도킨스를 비롯한 과학주의자들의 무신론적 입장이, 우주론과 진화론이 주장하는 확률적 우연성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달에는 그들이 강조하는 중요한 이론인 진화론의 한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왜냐하면 현재 과학주의자들이 이 이론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이론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는 작업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널리 퍼져 있는 무신론적 과학주의를 극복하는 데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다윈 진화론의 독창성 아마도 일반인에게 있어서 진화론만큼이나 오해와 무지, 무조건적인 지지와 비난이 복잡하게 뒤엉긴 과학 이론은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진화론은 그 정도로, 그 내용의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논쟁을 자아냈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과 현재 연구 방향을 자세히 아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여전히 논란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이 진화론은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인 찰스 다윈이 학문적으로 정립하였고 대중적으로도 크게 알려졌다. 그는 1831년에 ‘비글’(Beagle)이라는 이름의 탐험선에 박물학자로서 탑승한다. 그 뒤 1836년까지 약 5년 동안 갈라파고스 제도를 포함한 여러 지역을 탐사 여행하는 과정에서 진화에 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1858년 알프레드 러셀 월레스와 공동 논문을 통해, 모든 생물종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졌으며 인위적인 선택적 교배와 비슷한 현상이 생존경쟁을 거쳐 이루어지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 개념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음 해인 1859년에 기념비적인 저서 「종의 기원」을 발표하여 자연 선택을 통한 종의 진화라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이 책의 출간 이전 존재했던 라마르크의 진화론(라마르크주의)에 따르면, 종들(species)은 서로 독립적이고 평행한 방식으로 진화한다. 하지만 다윈이 이 책에서 새로이 정립한 진화 이론(이른바 다윈주의)에 따르면, 종들은 그들의 공통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와 진화를 하는 방식을 취한다. 현재의 진화론은 다윈주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책의 구성 「종의 기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첫째 부분은 다원주의적 진화론의 윤곽을 개략적으로 보여 준다. 그는 인간이 길들인 개와 비둘기 등 여러 가축의 사례를 들면서 그것들의 야생종은 어떠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한다. 그런 다음 육종사의 ‘품종 개량’으로 새로운 종이 생겨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본디의 야생종과 길들인 가축 사이에 이렇게 큰 차이가 생긴 까닭은 바로 인위적인 품종 개량, 곧 ‘인간에 의해 이루어지는 인공 선택’(artificial selection) 때문이라고 말한다. 19세기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는 개와 비둘기 등의 품종 개량이 유행이었기 때문에, 다윈은 품종 개량의 세부적인 과정에 대해 이미 익숙했다. 이어서 다윈은 당시 널리 읽힌 토마스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인구와 식량의 불균형’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어 장기적인 종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메커니즘을 새로이 제시한다. ‘(인간이 아닌) 자연에 의해 이루어지는 (많은 개체 수와 경쟁, 생존과 멸종이라는 자연적 과정에 따른) 자연 선택’이라는 개념이다. 그는, 불과 몇 세대에 이루어진 인공 선택으로 엄청난 차이가 발생했는데, 오랜 세월 진행된 자연 선택의 영향력이 얼마나 클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냐고 주장한다. 결국 이 첫째 부분은 품종 개량을 담당하는 ‘육종사’를 ‘자연’으로, ‘인공 선택’을 ‘자연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치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개념의 정당성을 옹호한다. 둘째 부분은 다윈 본인이 인식한 ‘진화론의 난점’을 설명한다. 눈(eye)처럼 ‘극도로 완벽한 기관’이 어떻게 우연적 자연 선택으로 생겨났는지, 생식력이 없는 일개미 집단에서 ‘협동’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등에 관해 스스로 설명의 한계를 인정한다. 나아가 자연 선택 이론을 입증하기에는 한 종으로부터 다른 종으로의 변화 과정을 설명하는 이른바 ‘중간 화석들’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을 솔직하게 밝힌다. 셋째 부분은 그럼에도 진화론이 우월함을 주장한다. 그는 비록 화석 자료가 미비하기는 하지만 종의 시간적 변화를 분명히 증언한다고 발한다. 아울러 식물과 동물의 지리적 분포와 흔적 기관 등을 볼 때 자연 선택에 기반한 자신의 새로운 진화론이, 생명 종이 고정되어 있다는 당시의 통념에 비해 훨씬 우월하다는 것이다. 현대의 이론적 발전 「종의 기원」이 다윈주의적 진화 개념을 소개한 이후, 현재까지 100여 년의 진화론 역사 안에서 다양한 이론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특히 분자생물학과 집단유전학이 크게 발전한 20세기 후반에 이르면, ‘한 종 내에서 다양한 변이가 생겨나는 단기간의 진화 과정’을 많은 개체 수, 변이와 선택이라는 요소들을 통해 설명하는 ‘소진화’(microevolution)가 앞서 언급한 분자생물학적 관점 덕에 대단히 잘 설명된다. 예를 들어, 아주 많은 개체의 바이러스나 다른 단세포 생물을 준비하여 특정한 환경에 두고 며칠간 지켜보면 그 많은 개체 중 극소수에서 DNA 변이가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같은 종을 유지하면서도 형질이 다른 개체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1976년 이래로 현재까지 진화 생물학에서 암의 진화 과정은 대단히 중요한 주제로 대두된다. 이때 연구 대상인 암(세포) 또한 현재 소진화의 산물로 받아들여진다. ‘대진화’(macroevolution)란 과거에 있었던 공통의 조상 종에서 새로운 후손 종들로의, 곧 ‘한 종으로부터 다른 종으로의’ 진화 과정을 말한다. 이 또한 분자생물학적 작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 가능한 상황이다. 창조 과학 지지자들은 강력히 반대하지만, 예를 들어 침팬지와 인간은 2000년대 DNA 유전 염기 서열의 분석으로써 서로 간에 DNA가 아주 유사하다고(95-99%가 동일한!)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 따라서 현재 침팬지와 인간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종이라는 결론에 다다른 상태이다. 아프리카 차드에서 발견된 화석을 통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시점은 대략 6-700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집필한 궁극적 목표는 대진화의 과정, 곧 한 공통 조상 종으로부터 다른 새로운 종들로의 진화 과정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많은 일반인은 진화론이 이미 그 목표에 완전히 도달했다고 믿는 상황이다. 하지만 과연 정말로 그러할까? 좀 더 깊은 내용을 원하신다면 필자의 글 ‘무신론적 과학주의의 근간이 되는 과학 이론들은 과연 완벽한가?: 현대 우주론과 진화론의 문제점과 한계들(「신학전망」, 206호, 2019년, 160-200면)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 김도현 바오로 - 예수회 한국관구 소속 신부로 현재 서강대학교에서 통계물리학과 ‘과학과 종교’를 연구, 강의하고 있다.
|
'<가톨릭 관련> > ◆ 신 앙 관 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주말 편지] 마리아의 향유 (0) | 2020.07.08 |
|---|---|
| [세상살이 신앙살이] (542) 진짜로 아파 본 사람의 마음 (0) | 2020.07.07 |
| [과학 시대의 그리스도인] 과학주의의 한계 (2) (0) | 2020.07.06 |
| [죽음에 대한 성찰] 오늘이 인생 마지막 날이라면 (0) | 2020.07.06 |
| [죽음에 대한 성찰 ?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죽어서도 아파트? (0) | 2020.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