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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코로나 1년과 ‘이중 구속’ 맹현균 마태오(보도제작부 기자) 가톨릭평화신문 2020.12.13 발행 [1592호]
시험을 앞둔 아이가 있다. 새벽까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부모는 아이에게 “내일이 시험인데 컨디션 조절을 하지 않느냐”고 다그친다. 첫날 시험을 마친 아이는 부모의 말대로 컨디션을 관리하기로 했다. 이른 저녁 침대로 향했다. 그러자 부모는 “내일이 시험인데 공부는 안 하느냐”고 묻는다.
평소 자녀에게 냉정하고 차갑게 대하면서 입으로는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부모가 있다. 아이는 부모의 진의가 무엇인지 머리가 터지도록 고민한다. 앞선 사례 모두 문화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이 말하는 ‘이중 구속(double bind)’ 상태다. 심리학에서는 이중 구속을 정신분열을 일으킬 만큼 파괴적인 기제로 본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 어떻게 보면 가톨릭 신자들 역시 이중 구속에 빠진 듯하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은 강화된 거리두기를 주문한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톨릭 신자의 성체성사의 삶을 위축시킨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이다. 교회가 사목적 배려 차원에서 비대면 방송 미사를 통해 대송을 바치도록 했지만, 사제가 주례하는 미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신자들도 이를 잘 알기 때문에 지금의 이중구속이 더 괴롭게 느껴진다.
실제로 서울대교구 사목국 사목기획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고, 성체성사를 하지 못함에서 오는 신앙 갈증’을 코로나 시기 신앙생활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코로나19 첫 보고 이후 꼬박 1년이 흘렀다. 어려움이 컸지만 분명히 희망도 봤다. 사제들은 창의적 사목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신자들은 성체성사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하지만 이제는 더욱 구체적인 사목 환경 변화에 따른 쇄신 방안이 나와야 할 때다. 방송 미사에 익숙해진 신자들이 다시 성전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10월 신설된 서울대교구 팬데믹 대응 TF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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