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덕 시인 / 할로윈
마카롱이 쌓여 있는 의자에는 딥 퍼플의 <Anthem>이 흐르네
교회 종소리가 울리고
사다리에서 사다리가 내려오네
포켓스퀘어로 쥐 한 마리를 준비하고
공중에 샴페인을 따라야지
오목거울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아기염소들이 늑대의 뱃속에 돌을 집어넣는 저녁
나는 오래 살았던 그 집을 떠올리네
사탕껍질을 숨겨두면
작은 비둘기가 몸을 말아 킁킁거리는
좁은 골목길에서
나는 자꾸만 길어졌지
부활을 믿는 건 불가능해
아직도 동네 아이들은
그 공터에서 죽은 새를 찬다네
웹진 『시인광장』 2016년 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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