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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교회와 나' 새롭게 알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앙과 삶을 배웁시다!

by 파스칼바이런 2021. 5. 19.

[‘교회와 나’ 새롭게 알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신앙과 삶을 배웁시다!

서명옥 로사(대전가톨릭대학교 기초신학 강사)

 

 

3. 교회 쇄신의 시작 : 공의회의 교회 이해 ①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

 

오로지 ‘교회’가 무엇인지만을 들여다본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결국 교회를 두고 새로이 내린 정의는 ‘하느님의 백성’이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 그런데 이 말이 그렇게 새로운 것인가? 오히려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너무나도 친숙한 말 아니던가?

 

“너희는 내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리라.”(예레 30,22; 에제 36,28 참조) 구약성경 전체를 관통해 하느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무리들에게 하신, 이 ‘내(하느님) 백성’이란 말씀은 거듭 두루 나타난다. 그러니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이해한 교회 개념, ‘하느님의 백성’은 아무런 성서적·역사적 기원이나 관련 없이 이 공의회에서 돌연 나타난 개념이 아니다. 원천적으로 교회는 (온갖 약점과 결핍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공동체, 하느님의 백성으로 이해되어 왔다. 곧 ‘하느님을 믿는 이들의 모임’인 것이다. 그럼에도 공의회 교부들이 그 숱한 토론과 고뇌와 성찰을 거쳐 이 옛(?) 개념을 다시 집어든 데에는 그에 합당한 연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개념은 우선, 구약의 하느님 백성과 (신약의) 교회와의 연속성을 표시한다. 그뿐 아니라 교회가 인류 역사의 변천과 성장 가운데 함께 하는 불완전한 공동체로서, 늘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쇄신되어야 하고, 그분 은총으로 온 인류와 더불어 구원되어야 할 실재임을 보여준다.

 

이제 왜 공의회가 본래의 유산, ‘하느님의 백성’을 새로 택하게 되었는지 서서히 의문점이 풀릴 것 같다. 바로 ‘오랜 유산이자 거룩한 전통’을 오늘의 시대의 징표에 따라 새롭게 이해하고 해석해 낸 것이리라. 그렇다면 필시 이 ‘하느님의 백성’은 세월 따라 시대 따라 인류사와 교회사 안에서 그 본래의 의미를 잃고 헤매었던 것이 아닐까? 이에 하느님의 백성에 대한 성서적 개념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간략하게나마 살필 필요가 있겠다. 이 성서적 의미의 하느님의 백성 개념은 초기 교회, 아우구스티누스(354-430)에 이르기까지 교회를 이해하는 데에 한 중심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중세와 반종교개혁의 신학 안에서는 교회에 대한 이러한 이해가 ‘그리스도의 (신비스런) 몸’이라는 개념 뒤로 완전히 물러나게 되었는데, 그것은 교회는 곧 ‘완전한 사회’(societas perfecta)라는 의미와 맞닿았다. 이 제도적 교회의 의미를 담고 있는 ‘완전한 사회’ 개념은 보통 ‘교계제도’로 이해되는, 엄격한 위계질서적 구조를 가진 교회로서 교황, 주교, 사제들이 정상에 있었고, 이들이 모든 구원의 중개에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평신도(라오스, λαός)라는 교회 백성 역시 있었으나, 이들은 엄격한 교계제도의 권위에 복종하며, 참여나 공동책임의 고유한 권리가 없었으므로 ‘완전한 사회’로 이해되는 교회 밖에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바로 교회와 백성에 대한 이러한 이분된 이해를 극복했다. 공의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개념 아래, 교회 안의 모든 구성원(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이 각각 고유한 은사와 임무를 지니고 진정한 평등성 속에 전체로서의 하나의 교회를 이루고 있다고 이해한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교회는 교계제도 이상으로 그 위에 자리하며, 교계제도의 명령을 하달 받는 기관이 아니다.

 

[2021년 5월 2일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대전주보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