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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

[전례 탐구 생활] (47) 영성체 준비 : 주님의 기도 ①

by 파스칼바이런 2021. 5. 20.

[전례 탐구 생활] (47) 영성체 준비 : 주님의 기도 ①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주님의 기도’로 영성체 예식을 시작합니다. 교리서에 나온 것처럼 감사 기도와 영성체 사이에 바치는 “주님의 기도는, 한편으로는 성령 청원 기도에 담겨 있는 청원과 전구를 요약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영성체로 미리 맛보게 될 천국 잔칫집의 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770항).

 

먼저 사제는 우리가 하느님께 말을 건다는 것이 하나의 특권이라는 사실을 이런 말로 알립니다. “하느님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 아뢰오니.” 이 초대에 교우들은 한 목소리로 주님의 기도를 시작합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주님의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게 한다는 점입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전통은 옛 유다인들에게서 물려받은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시며(마태 6,9-13; 루카 11,1-4)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부르게 하신 것은 예수님의 구원으로 우리가 하느님과 맺게 된 관계를 강조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는 것은 그리스도와 맺는 일치를 통해서입니다. 우리는 ‘아들 안에서 아들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예수님의 아버지는 우리 아버지가 되시고, 우리는 모두 하느님 가정 안에 있는 아버지 하느님의 자녀가 됩니다.

 

이어서 나오는 청원은 전통적으로 일곱 개로 나뉘어 이해되었습니다. 첫 세 가지는 하느님께 초점이 맞춰지고(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 나머지 네 가지는 우리의 필요에 관한 것입니다(저희에게 … 주시고, 용서하시고,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구하소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성경에서 하느님의 이름은 하느님 자체와 연결됩니다(창세 32,28-29; 탈출 3,14-15; 이사 52,6). 하느님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길 바라는 이 구절은 모든 이가 하느님과 그분 이름의 거룩함을 알게 해 달라는 청원입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왕국을 재건하시고 하느님 몸소 모든 민족들을 다스리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이사 40,9-11; 52,7-10; 즈카 14,9.16-17). 이 구절은 하느님의 다스림이 우리 자신부터 시작하여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기도입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이 청원은 처음 두 청원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하느님의 뜻은 완전히 이루어지고, 그분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며, 모든 천사와 성인들이 그분의 다스림을 소리높여 환호합니다. 이제 우리는 땅 위에 있는 모든 피조물이 그와 같은 방식으로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2021년 5월 9일 부활 제6주일 가톨릭제주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