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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현장에서] 행복(行福)하세요, 행복(幸福)하답니다 홍미라 수녀(루치아, 인보성체수도회 서울인보의집 원장) 가톨릭평화신문 2021.10.03 발행 [1631호]
마지막 이야기 날입니다. 지금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저는 인보성체수도회(隣保聖體修道會) 수도자로 서울역 건너편 후암시장 근처, ‘서울인보의집’에서 쪽방 사도직과 ‘얘들아~! 밥먹자’ 청소년 무료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서예가이고, 캘리그라피 작가였습니다. 그렇지만, 인보성체수도회 수도자인 저는 종신서원 이후 사회복지사로 살아왔고, 지금도 사회복지 수도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릴 적 오빠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인형놀이 보다는 딱지치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소꿉놀이보다는 오빠를 따라 태권도장을 다녔었죠. 선머슴이던 제게 어머니께서는 “분명 딸을 낳았는데, 왜 아들만 있는걸까?”라고 하셨더랬습니다. 집에서 밥상 한 번 차려본 적 없던 제가 지금은 ‘밥집 수녀, 밥해주는 수녀’가 되어있습니다.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청소년들, 이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기를 바라며, 주님께서 제게 맞는 옷을 입혀 주신 것이죠. 그러기에 오늘도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행복(幸福)한 밥을 짓습니다.
제가 전주사랑의집에서 소임을 살 때 사회사목국장 신부님께서 주신 글 선물 “행복(行福)하세요, 행복(幸福)하답니다”입니다. 그렇습니다. 쪽방 어르신들의 도시락을 만들어 드리고, ‘얘들아~! 밥먹자!’ 무료식당을 찾아오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한 끼의 밥을 만들어 주는 행복한 수도자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유안진님의 에세이집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를 좋아합니다. 그중 마지막 부분에서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가 유난히 마음에 듭니다.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수도복을 입은 것처럼 흰 수도복의 수의(壽衣)를 입게 되리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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