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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

[영화의 향기 with CaFF] (139) 클라우즈(Clouds)

by 파스칼바이런 2021. 11. 29.

[영화의 향기 with CaFF] (139) 클라우즈(Clouds)

골육종 투병 학생이 남긴 아름다운 노래

가톨릭평화신문 2021.11.28 발행 [1639호]

 

 

 

“행복하여라, 야곱의 하느님을 도움으로 삼는 이, 자기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희망을 두는 이!”(시편 146,5)

 

저스틴 밸도니 감독의 영화 ‘클라우즈’는 골육종 투병 중인 고등학생 잭 소비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잭은 14살부터 암 투병을 계속하고 있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긴급수술을 받는데 익숙하다. 보통 고등학생처럼 학교를 다니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몸이 불편한 그에게 모든 것은 쉽지 않다.

 

암 투병을 다룬 일반적인 영화와 다른 점은 잭은 항암치료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완치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항암치료 대신에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한다. “단 하나뿐인 소중한 인생을 걸고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에세이 숙제의 주제처럼.

 

잭은 여자친구에게 고백을 하고,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자신의 곡을 써서 노래를 부르는 삶의 목표를 찾게 되고, 절친한 친구인 새미와 함께 노래를 만들어 유튜브에 자신들의 노래 영상을 올린다. 이때 만들어진 노래 중 하나가 영화 제목인 ‘클라우즈’이다.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소망을 담은 잭의 노래는 그의 투병 사실과 함께 알려져 많은 사람이 좋아하게 되고, 음반 취입과 콘서트의 기회까지 주어진다. 그렇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을 만큼 많이 아픈 잭은 마지막 선택을 한다. 끝까지 용감이 싸우다 간 아이로 기억되기 위해.

 

2013년 5월 20일 세상을 떠난 잭 소비엑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지금도 들을 수 있는 노래 ‘클라우즈’를 통해서 잭이 바랐던 삶의 희망과 행복을 많은 이에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음반 수익금 전액을 골육종 연구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암환자에게 있어서 생명 연장과 삶의 질은 양날의 검과 같다. 항암치료를 통해서 암을 이겨내고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존재하지만, 반복되는 항암치료의 과정에서 몸이 점점 나빠지고 병원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잭은 병원 밖에서 자신의 삶과 행복을 찾았고, 노래를 통해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로할 수 있게 된다. 잭이 가진 선한 마음은 잭과 그의 가족이 가진 신앙이 바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영화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벽에 걸린 십자가와 가족들이 루르드 성지를 찾아가는 모습처럼.

 

우리는 모두 몸이 아프든지 건강하든지 유한한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 주어지는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각자에게 달려있다. 나 자신에 갇혀 사는 삶 대신에 스스로 행복을 찾고 그 행복을 가족과 이웃과 나눌 수 있을 때 그 시간은 감사와 기쁨으로 채워질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 시청 가능

 

 


 

조용준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가톨릭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