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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교리 & 영성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171. 향주덕: 믿음과 희망과 사랑①

by 파스칼바이런 2022. 6. 6.

[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71. 향주덕: 믿음과 희망과 사랑①

(「가톨릭 교회 교리서」1814~1821항)

사람은 믿을 수 있는 것만 희망할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2-06-05 [제3297호, 18면]

 

 

나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에게

온전히 맡겨 드리는 것이 믿음

하느님의 희망 믿고 맡길 때

하느님 자녀로 성장할 수 있어

 

 

 

조르주 드 라 투르 ‘아기 예수’. 하느님의 희망을 받아들이며 믿고 맡기면 우리도 천국에 합당한 하느님 자녀로 성장하게 된다.

 

 

우리는 ‘믿음, 희망, 사랑’의 ‘향주덕’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향주덕 중 믿음과 희망의 관계에 대해 알아봅니다.

 

향주덕은 ‘사추덕’, 곧 ‘지혜, 절제, 정의, 용기’를 추구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지혜’는 무엇이 행복인지 아는 능력입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약중독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치즈버거’의 맛까지 느끼지 못하게 되자 마약을 다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마약이 아닌 치즈버거의 맛을 선택할 줄 알았던 것입니다. 탐욕보다는 청빈함이, 쾌락보다는 절제가, 권력보다는 겸손함이 더 행복인 줄 안다면 지혜를 갖춘 사람입니다.

 

지혜를 갖춘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희망과 믿음’의 덕입니다. “희망은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넣어주신 행복을 바라는 덕”(1818)입니다. 우리가 지상 행복의 마약중독에서 벗어날 줄 아는 지혜를 가졌을 때, 하느님은 우리가 천상의 행복을 추구하도록 희망을 부어주십니다. “참행복은 우리의 희망을 새 ‘약속의 땅’으로 들어 올리듯이 하늘로 들어 올립니다.”(1820)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희망하셨을까요? 희망 안에는 믿음이 들어있습니다. 나에게 희망을 주시는 분께 나 자신을 맡겨 드리는 것이 믿음입니다. 그러면 희망하는 모습으로 성장합니다. 믿음은 “자기를 온전히 하느님께 자유로이 맡기는 것”(1814)입니다.

 

옥사나 말라야라는 사람은 개 우리에서 자라서, 자신이 개인 줄 압니다. 개들이 사람의 아기에게 자신들의 희망과 믿음을 넣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개들의 세계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인간과의 친교는 불가능합니다.

 

반면 우리는 두 발로 걷고 말도 하며 사회생활도 합니다. 이는 우리 부모가 우리에게 이렇게 살 것을 먼저 희망했고, 우리는 그것이 행복이라고 여겨 그 희망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우리에게 준 자신들의 희망 안에는 그 바라는 것을 우리가 성취해 낼 능력도 있음을 아는 ‘믿음’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에 그것을 희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믿음과 희망은 새의 양 날개처럼 무엇이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우리를 믿고 희망해 준 대상의 모습으로 변화시킵니다.

 

키릴은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지 20일 만에 부모에게 버려졌습니다. 키릴은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이 없었습니다. 키릴은 4살이 되도록 여섯 번이나 입양을 거절당했습니다. 키릴은 세상에서 온전히 성장할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더그란 사람이 키릴을 꼭 입양하게 해 달라고 청원합니다. 키릴이 캐나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자기 양부가 될 더그의 아버지인 크리스 할아버지가 먼저 다가옵니다. 환한 미소로 키릴에게 짧은 오른쪽 팔을 내밀며 “나랑 똑같구나!”라고 말합니다. 키릴은 자신의 짧은 팔로 할아버지의 짧은 팔을 만집니다. 키릴에겐 할아버지처럼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이제 부모에게 자신의 성장을 맡기는 믿음만 있으면 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자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하느님께서 먼저 당신 생명을 내어주시며 “나랑 똑같구나!”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희망을 받아들이며믿고 맡기면 우리도 천국에 합당한 하느님 자녀로 성장하게 됩니다.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수원가톨릭대 교수)

로마 우르바노대학교에서 성서신학 석사 학위를 받고, 2004년 수원교구 사제로 서품됐다. 이후 로마 우르바노대학교에서 교의신학을 공부해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오산본당 주임과 수원교구 복음화국 부국장을 거쳐 현재 수원교구 영성관 관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