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희 시인 / 그대는
들풀 속 꽃잎 이슬이 한 잎 한 잎 필 때 내 언어는 꽃앞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됩니다
작은 날개 파닥거리며 눈물의 뒤안길 도는 사랑의 다른 몸짓임을 울면서 감격하던 언어
안으로만 깊숙이 묻어 내 언어는 때론 한 마리 꿀벌이기도 합니다
그의 이름 자주 부르며 몸과 맘도 어느덧 그의 언어가 되어버립니다
풀잎에 이슬 같은 음성이 내 안으로 다가오는 언어가 내 사랑이었네 내 사랑이었어요
김윤희 시인 / 상처도 사랑의 일부라는 것을
정다운 시절은 등 뒤로 지나간다 햇살 눈부신 미소 장미빛 붉은 드레스 입고 스텝 밟으며 춤추고 있는데
짙은 어둠 속에서 빛만큼 선명한 게 있을까 수많은 별 수천의 꽃송이에도 너를 찾아 헤마다 보면 나는 어느새 울고 있다
너와 나 사이는 장미와 들풀만큼이나 다르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을
바다는 모든 것을 다 흡수하여 파도가 되고 해변의 발자국을 지우고 기억도 하지 않는데 나 홀로 거울을 볼 때 마다 몸 밖으로 꺼내진 이 신열이 내 몸의 가시라는 것을 되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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