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가톨릭 산책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7) 휴가 장소로서의 숲

by 파스칼바이런 2022. 6. 29.

[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7) 휴가 장소로서의 숲

숲으로 휴가 떠나 몸과 마음 치유하자

가톨릭평화신문 2022.06.26 발행 [1668호]

 

 

 

 

6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지난 2년간 코로나로 휴가가 제약돼 있어서 이번 휴가에는 많은 사람이 어디에서 황금 같은 시간을 보낼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다. 산림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일반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 장소로 숲과 계곡을 꼽고 있다니 올여름에도 숲은 많은 휴가객을 품에 안고 그들이 일상에서 가졌던 온갖 정신적ㆍ육체적 피로를 받아줄 것이다.

 

숲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휴식과 휴양의 장소로 이용됐다. 한자의 쉴 휴(休)자를 보더라도 사람이 나무와 어울린 형상이다. 사회가 점차 도시화되고 산업화되면서 우리가 누려왔던 자연과 조화로운 관계가 균형을 잃어감에 현대인들은 주말 또는 휴가를 자연, 특히 숲과 함께 보내고자 여행을 떠난다. 이제 바야흐로 숲을 향해 길을 떠나기 알맞은 계절이다.

 

그렇다면 숲은 무엇 때문에 휴양과 휴식처로 각광을 받을까? 숲을 비롯한 자연은 어떤 휴양적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한두 가지로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많은 연구의 결론을 살펴보면 숲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 인공물에서 찾을 수 없는 아름다움, 일상으로부터 변화된 환경 요인, 그리고 자연과 일치할 수 있는 고적감 등이 숲이 주는 휴양적 매력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같은 숲이라도 시간에 따라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다르다. 또한, 같은 지역에 존재하는 숲이라도 보는 시각과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같은 숲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다른 감흥을 받게 한다. 그래서 숲은 인공물에서 느끼는 획일적인 아름다움과는 차원이 다른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숲은 또한 몸과 마음의 평안과 안식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휴양처로 각광을 받는다. 숲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한다. 숲에서는 모든 사람의 마음이 열리고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우리의 일상에서는 자신의 페이스보다는 쫓기는 듯한 일정에 자신을 맞추어야 하지만 숲에서는 자신이 조절할 기회가 주어진다. 숲에서는 독촉하는 전화도, 보고서의 마감도, 그리고 받아야 하는 결재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숲은 일상에서 받는 몸과 마음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해소시킨다.

 

숲은 자연을 가까이하고 느끼며 또한 배우는 곳이다. 따라서 위에서 말한 숲의 매력을 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휴가의 준비와 올바른 휴가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휴양의 어원인 ‘recreation’은 문자 그대로 재-창조(re-creation)인 것이다. 따라서 휴양을 통해 사람들은 재충전하고 보다 창의적인 사고와 생산성을 높일 기회가 마련된다. 숲으로 휴가를 떠나기 전 목적지에 대한 충분한 지식은 훌륭한 경험 획득의 기초가 된다. 가고자 하는 숲의 유래와 숲이 가지고 있는 동식물에 대한 지식, 문화재 및 역사적 유물 등을 공부하고 가면 그 숲을 새롭게 보고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자녀와 함께하는 휴가에는 숲이 생태와 환경, 그리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 공부의 최적지가 될 수 있다. 숲에서는 나무, 풀, 야생화, 곤충, 토양, 물, 야생동물 등 온갖 자연 공부를 할 수 있다. 더불어 숲 휴양지 안이나 주변에는 사찰 및 유적지가 많아 역사ㆍ문화 공부도 곁들일 수 있다. 숲은 아주 좋은 교실이며 거대한 실험실이다. 따라서 목적하는 숲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여행 전 숙제를 하고 식물도감, 망원경 등 공부에 도움이 되는 도구를 꼭 지참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신원섭 라파엘 교수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