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섭의 나무와 숲 이야기] (15) 산사태 유감 여름철 산사태, 사전대비가 최선 가톨릭평화신문 2022.08.28 발행 [1676호]
매년 여름에 찾아오는 장마는 우리의 소중한 재산과 인명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올해도 8월 초순부터 집중호우가 전국에 내리기 시작해 특히 서울의 강남지역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매년 여름철 이렇게 비 피해가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기후 특성에 크게 기인한다. 우리나라 강수량은 연평균 약 1300㎜ 정도인데 여름철에 710㎜ 이상의 비가 내려 전체 비가 내리는 양의 54%가 6월부터 8월까지 집중된다. 이렇게 짧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기에 홍수는 물론이고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
여름철 집중호우로 산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재난은 산사태로, 비가 집중적으로 계속 내리면 산의 토양에 물이 차게 되고 무거워진 토양층이 빠른 속도로 한꺼번에 흘러내려 일어나는 재난이다. 이때 흙뿐만 아니라 산 중턱의 바윗돌 등이 같이 휩쓸려 내려오기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산림청은 매년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를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정해 산사태의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필자가 산림청에 근무할 때 늘 우산 장수와 나막신 장수를 둔 어머니 심정처럼 비가 와도 걱정, 해가 떠도 걱정이었다. 겨울과 봄엔 산불 걱정이, 여름엔 산사태 걱정이 끊이지 않아서 담당하는 직원들은 제시간에 퇴근하는 일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 직원들에게 우리의 걱정이 국민에게는 안심과 평안한 삶으로 이어진다는 위로를 건네지만, 그들에게 좀 더 현실적이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산사태 하면 아직도 2011년 여름 우면산의 기억이 떠오른다. 7월 26일~28일 수도권과 강원도 지방에 3일간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대형 재난이 일어났다. 우면산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과 도로는 물론이고 인명피해까지 겹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3일 만에 서울에서는 비가 587.5㎜가 내렸는데 이는 서울 연평균 강수량의 40%에 이르는 수치였다. 특히 7월 27일에는 무려 301.5㎜의 폭우가 쏟아지며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일어났는데, 이로 인해 17명의 사망자와 50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역대 최대 산사태 피해 중 하나였다.
산사태는 특히 주거지역에서 발생하면 엄청난 재산과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여야 하며, 만약 발생하더라도 최소의 피해가 일어나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사태의 원인은 집중호우 같은 자연적 요인이 크지만, 자연을 잘못 관리하고 훼손하여 생기는 인위적인 요인도 방지해야 한다. 특히 산비탈이나 위험지역에 건물을 짓는 일을 지양해야 한다. 2008년 부산 기장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한 요양원을 덮쳐 4명이 숨졌는데 원인을 살펴보니 경사 40도 산비탈에 무리하게 건물을 세웠던 것이 발단이었다고 한다.
또한, 위험 지역에는 산사태를 미리 방지하는 소규모의 사방댐 건설이 필요하다. 사방댐이 여러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사방댐은 물의 이동을 조절하는 목적으로 강에 설치되는 일반 댐과는 목적과 기능이 다르다. 사방댐은 물은 흘려보내고 산기슭에 피해를 미칠 수 있는 다량의 흙, 돌 등은 저지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산사태를 예방해 준다.
모든 재난이 그렇듯이 산사태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산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여 예산이나 인력을 줄이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리 몸도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듯 우리의 숲도 평시에 꾸준한 관심으로 지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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