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주 시인 / 설맹(雪盲)
신문이 끊기자 나는 새들에게 싸였다 수도가 끊기자 나는 계곡을 내려오는 물이 되었다 사람이 끊기자 나는 대기권이 되었다 아침에 너는 내 몸에서 단어를 찾고 나는 너에게서 수증기를 찾는다 곡기를 끊은 돌멩이 햇빛 속에서 투명해진다 바람이 끊기자 하늘이 산을 오른다
김경주 시인 / 물속에 내리는 눈 -시인의 피2
서러운 혼례처럼 흰 이를 반짝이지
겨울에 내 치아는 밤을 세운 뱀처럼 하얗고
여름에 나의 입속엔 파란 눈이 내려
내 눈송이들은 깊은 바닷속까지 내려가 숨을 참는다
-시집 <고래와 수증기> 에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정양숙 시인 / 나의 기도 외 1편 (0) | 2026.02.06 |
|---|---|
| 황송문 시인 / 빈집 외 1편 (0) | 2026.02.06 |
| 전선용 시인 / 고드름 외 5편 (0) | 2026.02.06 |
| 최명란 시인 / 위험한 밥상 외 1편 (0) | 2026.02.06 |
| 김이강 시인 / 의자 머플러 밤 외 1편 (0) | 2026.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