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 및 지식>/◈ 생활정보&상식

벌 초

by 파스칼바이런 2010. 9. 18.

벌 초

 

 

무덤은 죽은 이를 오랫동안 기리기 위해 만드는 것으로 문화권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한자 문화권에서는 무덤을 능(陵),총(塚),분(墳),묘(墓)로 구분한다. 능은 왕의 무덤을 일컫는 말이다.

흙으로 봉토를 쌓은 다음 나무를 심은 무덤이 총이다.

분은 흙으로 쌓아올린 무덤을 가리키며 묘는 흙으로 봉토를 만드는 대신에 구조물을 세워 죽은 자를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무덤의 대표적 형태로 자리잡은 흙을 둥글게 쌓는 방식은 중국 주(周)나라 시절 처음으로 선보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인을 추모하는 일은 엄숙하고 경건하다.

특히 우리는 조상의 무덤을 찾아 인사를 드리고 살피는 성묘(省墓)가 가장 잦은 민족에 속한다.

 

옛날에는 봄(淸明),여름(中元),가을(秋夕),겨울(冬至) 사시사철 네번 성묘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우리나라의 무덤은 주로 야산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여름철이면 온갖 잡초가 무덤의 봉분과 주변을 뒤덮는다.

그래서 추석 성묘를 앞두고는 이러한 잡초를 베고 무덤을 단장하는 벌초(伐草)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 시기에 벌초를 하지 않는 무덤은 후손이 끊어졌거나 아니면 불효한 것으로 간주됐다.

벌초는 자손의 효성과 도리를 다하는 척도였던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벌초 의식도 최근 많이 바뀌었다.

몇 년 전부터 선보인 벌초대행업도 그중의 하나.

이번 추석을 앞두고도 벌초 대행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보도다. 부산의 한 업체는 하루 평균 15~20기의 벌초를 대행해주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에도 벌초 대행업체들의 홍보 사이트가 넘쳐난다.

타향살이가 많은 도시민들에게 벌초 대행이 손쉽고 편리한 제도임에는 틀림없으나 손수 조상의 무덤을 돌보는 전통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