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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얼마나, 어떻게 마셔야 할까?

by 파스칼바이런 2011. 6. 24.

물, 얼마나, 어떻게 마셔야 할까?

 

 

의사들이 하루에 물 8잔 이상 마실 것을 권하는 것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8잔을 마셔야 한다는 지침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다트머스 의과대학의 명예교수인 하인즈 발틴(Heinz Valtin)박사는 8잔을 마시라는 지침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를 찾아보았다. 1945년 미국 식품 및 영양 위원회(the Food and Nutrition Board)는 1cal 당 1ml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권했다. 예를 들어 음식 2000cal를 먹으면 2L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계산하여 대략 8잔이라는 수치가 나오게 된 것이다.

 

▲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는 오히려 체내 수분 방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위원회는 2004년 물 섭취량에 대해 다시 논의한 결과, 여자의 경우 하루에 2.7L, 남자의 경우 3.7L가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서 2.7L는 단순히 물을 컵으로 마시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수분섭취량의 20%는 음식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나머지 80%인 약 2.2L는 음료를 통하여 마신다.

 

2.2L를 꼭 순수한 물로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유, 차, 스프, 과일주스, 스포츠음료 또한 효과적이다. 또한 과일이나 야채 등으로부터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이들에 포함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카페인이나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의 경우 오히려 체내 수분 방출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수분을 유지시키는 것을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당분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마실 경우, 당분이 없거나 디카페인 음료를 마셨을 때보다 반응이나 행동이 느려질 수 있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떨 때 물을 마셔야 할까?

 

그렇다면 목이 마르지 않아도 8잔 정도의 충분한 수분보충을 위해 일부러 물을 마셔야 할까?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물을 단지 목이 마를 때 마다 마시면 되는 것인지, 의도적으로라도 마셔야 되는 것인지에 대해 논쟁이 되고 있다.

 

2004년 미국 식품 및 영양 위원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목이 마를 때 마시는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몸이 만성적으로 수분이 부족한 것에 익숙해져서 갈증을 덜 느끼기 때문에,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는 수분보충이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의 식품영양학과 교수 바바라 롤스(Barbara Rolls)는 사람들이 수분부족에 익숙해서 갈증을 예전보다 덜 느끼는 것은 근거없는 주장이며,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갈증을 느낄 때마다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수분보충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수분 섭취량은 소변의 색이 없거나 약간 노란색일 때가 적절하다.

 

하지만 성인이 나이 들어 갈수록 갈증을 느끼는 반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줄 필요가 있다. 또한 수술 후, 특수한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의사나 약사의 상담을 받아 물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물마시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나

 

물을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식욕과 식사량이 줄고 몸무게가 감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2010년 버지니아 공대에서는 식사 전에 물을 마시는 것은 체중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55세 이상의 과체중인 사람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칼로리를 낮추어 식사를 하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은 식사 전에 물 두 잔을 마시게 했다. 세달 후 비교한 결과 열량을 낮춘 그룹은 5kg, 물을 마신 그룹은 7kg의 체중감량을 가져와 물을 마시는 것이 더 효과적임이 밝혀졌다.

 

한편 바바라 롤스는 물을 마시고 살 빠지기를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한다. 배고픔과 갈증은 신체 내 서로 다른 시스템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은 서로 보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롤스는 열량이 있는 음료수를 순수한 물로 대체했을 경우 체중감량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도 몸에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달리기 선수의 경우 충분히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지만, 마라톤 경기 중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실 경우에는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이 발생하여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 더워질수록 물 섭취량이 늘어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세포외액의 나트륨이온 수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 물이 세포 내부로 들어가서 균형을 맞추려고 하기 때문에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한다. 물의 유입으로 세포가 붓기 때문에 두통이 발생할 수 있고 구역질, 식욕저하, 피로, 불안, 환각, 혼란 등의 정신적 문제, 근육약화,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달리기를 할 때에는 순수한 물보다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을 권하며, 보통은 20분 당 한 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하루에 얼마큼의 물을 마셔야 할까? 즉, 8잔은 일반적인 권고일 뿐, 개인적 특징이나 계절 등 상황에 따라 조절이 필요하다. 신체적 활동이 증가하거나 덥고 습한 날씨, 실내 공기가 건조할 때, 아플 때, 특히 병에 열이 동반할 때,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할 때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본인이 갈증을 느낄 때에 충분히 마시고, 질병이 있거나 약을 투여하는 중이라면 의사의 권유를 따르도록 하자. 본인의 상황을 고려하여 충분히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