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수녀 -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잎 두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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