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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이달의 성가

가톨릭성가 139번 알렐루야

by 파스칼바이런 2011. 10. 21.

가톨릭성가 139번 알렐루야

백남용 신부(가톨릭대학교 교회음악대학원장)

 

 

 

금년에는 부활절이 3월 하순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는 4월이 부활시기를 대표하므로, 4월의 성가는 말할 것도 없이 부활성가를 꼽아야겠습니다. 그중 오늘은 가톨릭성가 139번 ‘알렐루야’를 추천합니다.

 

이 성가는 작곡자의 이름 없이 그저 ‘전해오는 노래(Trad. Melody)’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노래는 매우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평성가식의 선법 노래로, 아마도 프랑스 지방의 노래(샹송)인 듯합니다. 평성가식이란 그레고리오 성가처럼 단선율이고 기복도 심하지 않은 선율의 성가라는 정도로 알아두시면 됩니다.

 

선법은 지금의 장조나 단조라는 조성이 확립되기 이전의 멜로디 구성체계인데, 17세기까지 성행했었습니다. 18세기에 조성음악이 자리를 잡으면서 퇴조하였지만 아직도 작곡가들의 세계에서는 그 명맥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선법에 따르면 이 노래는 ‘레(Re) 선법’입니다. 그래서 레 선법 노래로 부른다면 앞에서 세 번째 소절과 끝에서 다섯 번째 소절에 있는 반올림된 ‘파(Fa)’ 음은 그 반올림표를 떼어내고 불러야 합니다.

 

실제로 외국의 음반들을 들어보면 그렇게 부릅니다. 본래 이 노래의 제목은 라틴어로 ‘O filii et filiae(오, 아들들과 딸들이여)’이고, 우리 성가책에서는 1절 가사의 시작에 나타나는 대로 ‘보라 형제 자매들아’라고 의역했습니다.

 

이 성가도 1월의 성가로 소개해드린 가톨릭성가 102번 ‘어서 가 경배하세’처럼 예전 표준판 그레고리오 성가책이었던 ‘통상성가책(Liber Usualis)’에 오선악보로 수록되어 있습니다(p.1875). 이 성가책을 보면 원래의 가사는 12절까지 있습니다. 12절 전체의 내용은 복음에 나오는 부활 이야기인데, 그 1~4절이 우리 성가책에 번역되어 있습니다.

 

5,6절은 베드로와 요한 사도가 무덤으로 달려갔는데 요한이 더 빨리 뛰었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셔서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하셨다는 내용입니다.

7~10절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던 토마스 사도가 예수님을 직접 뵙고는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한다는 재미있는 가사입니다. 11, 12절은 이 부활절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입니다.

 

이 노래 시작의 ‘알렐루야’ 후렴은 쉬운 반복 구절입니다. 이에 반해 후반의 나머지 소절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전체를 신자들이 함께 부를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전통 민요인 강강수월래나 혹은 쾌지나 칭칭나네를 부르는 것처럼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부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앞의 후렴을 이야기꾼(선창자)이 부르면 전체는 이를 따라 반복하고, 이야기꾼이 1절을 부르면 전체가 후렴을 부르고, 2,3,4절도 마찬가지로 이야기꾼이 부르는 대로 전체가 후렴을 부르는 방식을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느리지 않게 불러야 흥겨운 노래가 되겠지요. 이 성가를 흥겹게 부르는 분들께 부활의 기쁨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08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