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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교회음악산책

(14) 모차르트의 저녁기도(Vesperae) ‘Laudate Dominum’

by 파스칼바이런 2011. 10. 22.

[쉽게 듣는 교회 음악 산책]

 

(14) 모차르트의 저녁기도(Vesperae) ‘Laudate Dominum’

“저녁기도 때 바치는 주님 향한 찬미 노래”

최호영 신부 가톨릭대 성심교정 음악과 교수

 

 

우아하고 아름다운 호모포니의 멜로디가 인상적

모차르트, 미사곡 레퀴엠 등 다양한 교회음악 작곡

 

<사진설명>

신학생들이 저녁기도를 바치고 있다. 시간전례(Liturgia horarum) 혹은 성무일도(Officium)는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기도로 하루 전체의 시간을 일정하게 나누어 기도함으로써 삶 전체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성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신이 잘츠부르크(Salzburg)에 내려준 기적’이라고 불리는 불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fgang Amadeus Mozart, 1756~1791)는 36년의 짧은 생애 동안 수많은 곡을 남긴 천재적 작곡가(쾨헬 번호 626/K.626까지)였다.

  

이미 아홉살에 교향곡을, 열한살에 오라토리오를, 그리고 열두살에 오페라를 작곡하기 시작한 그는 고향인 잘츠부르크의 음악적 환경, 아버지 레오폴트의 음악적 교육, 그리고 파리, 런던, 뮌헨, 이태리, 빈 등으로의 여행에서 얻은 음악적 영향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세계를 형성하였다.

  

모차르트의 교회음악은 미사의 통상문(Ordinarium)을 작곡한 미사곡 15곡, 저녁기도(Vesperae) 2곡, 호칭기도(Litaniae) 4곡, 아베 베룸 코르푸스(Ave Verum Corpus), 그리고 레퀴엠(Requiem)이다. 이중에서 Missa in c monor KV.427, Ave Verum Corpus KV.618, 그리고 Requiem KV.626 세 곡만이 그의 만년의 빈(Wien) 시대에 작곡되었다.

  

시간전례(Liturgia horarum) 혹은 성무일도(Officium)는 가톨릭교회의 공식적인 기도로서, 하루 전체의 시간을 일정하게 나누어 기도함으로써 삶 전체를 하느님께 봉헌하고 성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도원 혹은 주교좌 성당에서 그 전통이 보존되고 있는 시간전례는 독서의 기도(Matutinum 혹은 밤기도 Vigil), 아침기도(Laudes), 일시경(Prima), 삼시경(Tertia), 구시경(Sexta), 저녁기도(Vesperae), 그리고 끝기도(Completorim)으로 구성된다. 특히 교회 전례에서 대-찬미가(Cantica)로 일컬어지는 즈가리야의 노래(Benedictus)는 아침기도에,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은 저녁기도에, 그리고 시메온의 노래(Numc dimittis)는 끝기도에 노래로 불려진다.

  

모차르트는 시간전례 중에서 저녁기도(Vesperae)를 두곡을 작곡하였다 : Vesperae solemnes de Dominica KV.321 그리고 Vesperae de solemnes de Confessore KV.339.

  

각각 1779년(KV.321)과 1780년(KV.339)에 잘츠부르크에서 작곡된 저녁기도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전통에 따라 크게 ‘5개의 시편’과 ‘마리아의 노래’로 구성되었고, 저녁기도 두 작품이 모두 같은 시편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음악적으로도 호모포니(Homophony)와 폴리포니(Polyphony) 양식을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다.

  

(1) Dixit Dominus(시편 110편)

(2) Confiteor(시편 111편)

(3) Beatus vir(시편 112편)

(4) Laudate Pueri(시편 113편)

(5) Laudate Dminum(시편 117편)

(6) Magnificat(루가 1,46-55)

  

그중에서 다섯번째 곡인 라우다테 도미눔(Laudate Dominum)은 두 개의 저녁기도에서 모두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으며, 두 곡 모두 소프라노(Soprano)의 솔로의 아름다운 선율로 작곡되었다. 특히 두 저녁기도 중에서 KV.321의 라우다테 도미눔은 탁월하게 사랑받는 곡으로서 가사는 이러하다.

  

Laudate Dominum omnes gentes ; Laudate eum, omnes populi.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

Quoniam confirmata est super nos misericordia ejus,

그분의 사랑 우리 위에 굳건하고,

Et veritas Domini manet in aeternum.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

Gloria Patri et Filio et Spiritui Sancto,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sicut erat in principio, et nunc, et semper,

처음과 같이 이제 항상

et in saecula saeculorum. Amen.

영원히. 아멘.

  

주제(Thema) 선율을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의 긴 전주의 선율을 소프라노가 솔로로 노래하다가 결국은 합창단이 이어가고, 결국 소프라노 솔로와 합창단의 어우러지면서 ‘아멘’(Amen)으로 조용히 끝을 맺는 이 곡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호모포니의 멜로디로 인하여 더욱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으며, 이 곡을 듣고 또는 함께 부르면서 주님의 영광을 함께 찬미하게 된다.

  

  

Tip

  

‘라우다테 도미눔’은 가톨릭 신자들의 귀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익어, 미처 모차르트의 곡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연주가들의 콘서트 무대에서 뿐 아니라 일반 미사에서 특송으로 여전히 인기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의 감상을 위해서 우선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의 목소리가 담긴 음반을 추천한다. 엠마 커크비는 수백년간 먼지에 쌓여있던 옛 악보들을 꺼내 새롭게 해석하고 연주한 고음악 연구가이자 연구가다. 수많은 고음악들을 클래식 애호가들 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은 그녀는 ‘고음악 전문 소프라노’로 불린다. 커크비의 음색에 대해서는 평론가들마다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도 많지만 모차르트 종교음악 아리아를 소화하는 그녀의 역량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다.

  

국내에도 출시된 그녀의 대표적인 음반인 ‘엠마 커크비의 청아한 음성’(Decca)는 페르골레지와 비발디, 헨델, 모차르트 등 다양한 작곡가 음악을 담은 편집음반이지만. 첫 트랙에 실린 ‘라우다테 도미눔’으로써 그녀는 최고의 음색을 들려준다.

  

또다른 소프라노로는 에디트 마티스의 목소리도 추천된다. 그녀는 1960~70년대 모차르트 아리아 가수로 전성기를 보낸 이로, ‘라우다테 도미눔’ 연주는 베른하르트 클레의 지휘와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의 연주로(베를린 클래식) 들려주는 음반에서 들어볼 수 있다.

  

아울러 일반인들이 쉽게 소장하는 편집 음반에서도 이 곡은 쉽게 만난다. EMI 클래식의 명연주를 한데 모은 ‘BEST CLASSICS 100’에서는 여섯 번째 디스크인 영적인 클래식편에 이 곡을 실었다. 이 음반은 편집음반이지만 무엇보다 최고 수준의 음원으로 제작됐으며, 주제별로 곡을 수록, 일관된 분위기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지난해 모차르트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소년합창단의 오스트리아 빈 슈테판대성당 실황공연 DVD에도 소프라노 산드린 피오와의 협연 연주가 담겨 있다.

  

[가톨릭신문, 2008년 7월 27일,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