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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신 앙 관 련

성모성월의 유래와 의미, 올바른 성모신심

by 파스칼바이런 2012. 4. 27.

 

성모성월의 유래와 의미, 올바른 성모신심

 

 

성모성월은 동방교회에서 먼저 지내기 시작했다.

이집트 중심의 콥틱 전례는 11세기부터 예수의 탄생과 예수를 낳은 마리아를 찬미하기 위해 12월10일부터 1월8일까지를 성모성월로 지냈다.

이 기간 중 신자들은 성탄을 준비하기 위해 단식을 하고 마리아와 관련된 내용의 기도를 한 달간 매일 저녁에 바쳤다.

비잔틴 전례는 13세기부터 8월을 성모성월로 정해 8월15일 '성모안식 대축일(오늘날의 성모승천대축일)' 전 15일간 단식하고 이후 15일은 축제의 연속으로 기쁨을 표현했다(한국가톨릭대사전 제7권 참조).

 

서방교회는 일반 민중들의 봄 축제나 5월 축제가 서서히 그리스도교화함에 따라 13세기말부터 5월을 성모성월로 봉헌하는 관습이 생겼다.

5월과 마리아를 처음으로 연결시킨 사람은 카스틸랴의 왕 알폰소 10세(1221∼1284)로 그는 5월이 주는 자연의 풍성함을 노래하며 영적으로 풍요함을 가져다주는 마리아에게 기도할 것을 권고했다.

로마에서는 필립보 네리(1515∼1595) 성인이 젊은이들에게 5월 한달 동안 성모 마리아에게 꽃다발을 바치거나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선행으로 마리아를 공경하도록 함으로써 미약하나마 성모성월을 지내기 시작했다.

 

5월이 성모성월로 구체화된 것은 17세기말부터다. 피렌체 부근 도미니꼬회 수련원에 1677년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한 단체가 생겨 이 지역의 5월1일 마리아 축제를 지내다가 1701년부터는 5월 한달 동안 매일 축제를 열었다.

이 축제 때 이들은 ’성모 호칭기도’를 노래로 바치고 마리아에게 장미 화관을 봉헌했다.

나폴리나 만토바 성당에서도 5월 한달 동안 매일 저녁 성모에게 찬미가를 바치고 성모를 기리는 행사를 거행했다.

 

성모성월 신심행사는 그 뒤 프랑스와 스페인·벨기에·스위스·독일 등지로 퍼졌으며 1758년과 1785년 ’성모성월’ 책자들이 출판되면서 이를 정착시키는데 영향을 주었다.

특히 교황 비오 9세가 1854년 12월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를 반포한 후 마리아 공경은 절정에 달해 성모성월 행사가 장엄하고 공적으로 거행됐다.

역대 교황들도 성모성월 신심을 잘 지켜가도록 권장했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교서를 통해 "성모성월 신심이 엄격한 의미에서는 전례에 속하지 않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전례적 예배 행위로 간주할 만한 신심"이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교황 바오로 6세도 1965년 발표한 ’성모성월에 관한 교서’에서 "성모성월은 세계 도처의 신자들이 하늘의 여왕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달"이라며 "교회 공동체와 개인, 가정공동체는 이 기간 동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마리아에게 드리고, 기도와 찬미를 통해 마리아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을 찬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모성월 신심행사는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

한국교회도 다른 성월에 비해 성모성월 행사를 장엄하게 거행하고 있다.

각 본당마다 성모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성모의 밤’을 거행하거나 매일 성모성월 기도회를 봉헌하고 있다.

특히 성모의 밤 행사 때에는 마리아에게 드리는 시낭송, 성모호칭 기도, 꽃이나 촛불 봉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성모에 대한 공경을 드러내고, 성모의 사랑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간구한다.

이는 한국교회 신자들이 그만큼 성모신심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모에 대한 신자들의 공경을 그리스도께 대한 흠숭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성모에 대한 사랑과 공경이 크면 클수록 신자들은 그리스도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마리아 공경이 그리스도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잘못된 성모신심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의헌장은 마리아와 그리스도와의 밀접한 연관성, 마리아와 교회와의 친근한 관계, 마리아와 우리와의 관계(제8항)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도 1974년 발표한 교황 권고 ’동정 마리아 공경’에서 성모 마리아에 대한 공경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예배의 본질적 요소이므로 마리아 공경을 적절히 가르치면 신자생활에 있어 사목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아 공경은 우리를 그리스도께 인도해 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리아를 통해 세상에, 그리고 우리에게 오셨듯이 우리는 ’마리아를 통해 그리스도께’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직접적인 일치를 이루는 데 마리아가 옆에서 도와주기 때문이다.

우리 신앙에서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가 중심이다.

다만 마리아는 예수와 뗄 수 없을 만큼 예수와 합치된 분이어서 마리아와 일치할수록 예수와 일치하게 되고, 예수와 일치할수록 마리아와 일치하게 된다.

 

결국 성모신심의 핵심은 마리아처럼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으로 모시고, 마리아와 같은 마음으로 예수를 생활의 전부로 삼아서 살아가는데 있다.

마리아는 그리스도께 가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교황 바오로 6세와 요한 바오로 2세는 마리아 신심운동이 기적이나 발현에 치우치지 말고 전례적인 공경 안에서 올바로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교회에서 정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신자들이 나름대로 믿어 어떤 대상을 공경하면 그것은 잘못된 신심이다.

 

또 성모신심의 대가인 성 루이 몽포르(1673∼1716)는 마리아에 대한 잘못된 신심과 참된 신심을 이렇게 구분했다.

잘못된 성모신심을 가진 신자들은 마리아에게 신심은 있으나 자기 중심적인 신심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성모를 공경하는 이들을 무시한다.

 

또 성모 공경이 마치 그리스도께 대한 공경을 감소시키거나 무시하는 것으로 우려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신심을 가진 사람은 성모에게 드리는 기도가 성모를 통해 그리스도께로 향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공경심 없이 형식적이고 외적인 신심행위에 치중하고, 현세적 욕망에 빠져 살면서도 외적 신심 행위를 통해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잘못된 신심이다.

 

항구성 없이 기분에 따라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열렬하다가 냉랭해지는 경우, 자신의 어떤 유익을 위해서나 재난을 피하기 위해 마리아에게 의지하고 기도하는 경우, 위선적인 신심 등도 잘못된 신심에 해당된다.

이같이 잘못된 신심을 극복, 마리아와 일치해 성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통해 그리스도와 결합함으로써 완덕에 이르는 참된 성모신심은 무엇보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또 어린 아기가 어머니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듯이 성모에게 완전하고 순박하게 의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모에 대한 참된 신심을 가진 사람은 역경 속에서도 다시 일어나 기도하는 항구한 신심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감정에 따라 사는 게 아닌 예수 그리스도와 성모께 대한 신앙과 신뢰로 살아가게 된다.

 

올바른 성모신심을 위해 무엇보다 마리아가 어떤 분이고 어떻게 살았는지 정확히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성모의 겸손, 생생한 신앙, 하느님께 대한 순명, 그리스도께 대한 열렬한 사랑, 인내와 극기, 절제, 지혜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마리아의 성덕을 제대로 본받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상식 교리상식]  성모성월의 유래

 

어떻게 해서 교회가 5월을 성모성월로 지내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가톨릭교회는 해마다 5월을 정해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의 어머니인 동정 마리아를 각별히 공경하면서 마리아의 도움을 청하며 아울러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본당에서는 성모성월 한 달 동안 공동 묵주기도를 바치고 특별히 하루를 정해 '성모의 밤' 행사를 갖기도 합니다. 성모성월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알아봅니다.

 

#1. 아기를 낳을 것이라는 천사의 말에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하고 응답한 마리아는 얼마 후 친척 엘리사벳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에게서 인사를 받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루카 1, 17-43)

 

#2.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는 그 곁에 서 있는 어머니와 제자 요한을 보시고 어머니에게는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하고 말씀하시고 이어서 제자에게는 "이분이 너의 어머니이시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사가 요한은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고 기록합니다(요한 19,26-27).

 

이 두 성경 말씀처럼 초기 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인들은 구세주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가장 복된 여인으로 공경하면서 아울러 교회의 어머니로 받들어 모셨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 '원죄 없이 잉태되심' '하늘에 오르심' 같은 마리아에 관한 주요 교리들이 퍼져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동방교회의 하나로 이집트의 옛 그리스도교인 콥트 교회에서는 11세기부터 이미 마리아 성월을 지냈다고 합니다.

12월부터 1월 사이에 지내는 마리아 성월은 예수님 탄생을 중심으로 하는데, 예수님의 탄생을 경축하면서 동시에 예수님을 낳으신 마리아를 기리는 달이었습니다.

 

역시 동방교회로서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하는 비잔틴 전례에서는 이미 13세기에 8월을 성모성월로 지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성모승천' 축일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아의 잠드심' 축일을 8월 15일에 지내면서 이 축일을 더욱 뜻깊게 경축하고자 축일 전 15일은 단식을 하면서 축일을 지내고 축일 후 15일을 축제일로 지낸 것이지요.

그러나 이런 전통은 1453년 콘스탄티노플이 아랍제국인 오스만투르크에 의해 함락되면서 더 꽃을 피우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비해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서방교회에서는 만물이 소생하고 꽃이 만발하는 계절의 여왕인 5월을 마리아의 달로 지내는 관습이 신자 대중들 사이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신 성모 마리아께 바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특히 스페인 카스티야 왕 알폰소 10세(1221~1284)는 5월의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과 성모 마리아를 통해 얻는 영적 풍요로움을 결부시켜서 5월을 성모 마리아께 기도하는 달로 지낼 것을 시사했다고 합니다.

 

이런 관습이 확산되면서 5월이 되면 성모 마리아께 꽃다발을 바치거나 찬가를 불렀으며, 성모성월을 뜻있게 지내도록 도와주는 신심서적들도 발간됐습니다.

17세기 말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부근에서는 5월을 성모 마리아께 봉헌하는 성모 신심 단체가 생겼으며, 나폴리 지역에서는 5월 한 달 동안 매일 저녁 성모님께 찬미가를 바치고 성체강복을 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또 로마에서는 예수회원들을 중심이 돼 성모성월을 지내기 시작하면서 성모성월 신심의 확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후 19세기에 들어와 온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에까지 확산된 성모성월 신심은 교황 비오 9세가 1858년 성모의 원죄 없으신 잉태 교리를 선포하면서 절정에 이릅니다.

그 이후에도 역대 교황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성모성월 신심을 권장했습니다.

비오 12세(1939~1958)는 성모성월 신심이 엄격한 의미의 전례는 아니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전례적 예식으로 여길 수 있다며 이 신심 실천을 권장했습니다.

 

또 바오로 6세(1963~1978)는 1965년 성모성월에 관한 회칙 「5월」을 발표, 성모성월 신심을 평화를 위한 기도 수단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마리아를 더욱 공경하며 이 영적 선물도 더욱 풍부히 받도록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성모성월인 5월은 전례적으로 여느 달에 비해 성모 마리아 축일이 많은 달입니다.

13일은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이며, 24일은 옛부터 도움이신 마리아 축일로 지내 왔습니다.

또 31일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로 예전에는 모든 은총의 중재자이신 마리아 축일로도 지냈지요.

 

평화신문, 제969호(2008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