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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전례 & 미사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52. 평화의 인사

by 파스칼바이런 2013. 8. 22.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52. 평화의 인사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평화여, 커다란 눈꺼풀이여. 너는 모든 소동을 너의 천상 눈썹으로 닫아버리는구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넬리 삭스(Nelly Sachs)는 사람들이 평화에 이르는 길을 늘 제대로 알 수도 없고, 그 평화를 얻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예상되는 비용도 지불할 수 없으면서도 갈망하는 상태를 이렇게 노래하였습니다.

 

'프리데'(Friede), '샬롬'(Schalam), '에이레네'(Eirene), '팍스'(Pax)는 모두 지금 사용하고 있는 '평화'라는 말의 근원이 되는 단어들입니다. 성경의 예언자는 평화가 온다면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고 제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 지내리라고 말했습니다(미카 4,4 참조). 그러나 역사에서 그러한 평화가 오래 지속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오히려 평화에 대한 갈망만이 더 강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습니다. 특히 정치적 수단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그러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작별을 고하면서 제자들에게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그분의 제자들과 모든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약속이 이루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전달하고 건설하는 은총의 선물, 곧 성령의 은사가 주어집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요한 축제에 속하는 성찬례는 평화의 축제입니다. 주교는 성찬례에서 전례에 참석하는 회중에게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는 말로 첫 인사를 합니다.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인사를 되풀이 하는 것입니다(요한 20,19 참조). 그리고 거룩한 미사 도중 영성체 직전에 주교나 사제인 집전자는 회중을 향하여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합니다. 이어서 사제나 부제는 성찬례에 참여한 이들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누도록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