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53 영성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4세기 예루살렘의 그리스도인들은 “여러분이 앞으로 나아갈 때 손바닥을 평평하게 하거나, 손가락을 펼치지 말고 왼손을 오른손 위에 올려 임금님을 맞이하는 옥좌처럼 만드십시오. 그리고 손을 약간 오그려 그리스도의 몸을 모시고 ‘아멘’ 하십시오. 그러고 나서 최대한의 정성을 기울여 성체를 손으로 집어 눈을 거룩하게 하면서 입으로 모십시오. 그러나 이때 성체를 흘리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영성체 후 기도를 기다리면서 그러한 신비를 여러분에게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리십시오.”라는 가르침으로 영성체에 관한 교리교육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오래된 가르침에서는 그 당시 이미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았던 대단한 존경과 함께 손으로 모시는 영성체를 증언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교회에는 거룩한 신비에 대한 외경의 표지로 입으로 영성체 하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또한 평신도들에게는 포도주의 형상을 한 그리스도의 피를 빵과 같이 모시는 양형 영성체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교회와 신앙의 분열을 초래한 16세기에 벌어진 논쟁에서 신자들에게도 양형 영성체를 하도록 허락해 달라는 강력한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는 이 요청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평신도들에게도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다시 허락되었습니다. 그와 함께 외경심 없는 마음으로 나아가 무례하게 성체를 모시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영성체하는 신자들은 영적으로 합당하게 성체를 모실 준비를 해야 합니다. 특히 중죄를 범한 신자는 고해성사를 통하여 하느님, 교회, 자기 자신과 화해하지 않고서 ‘주님의 식탁’ 앞으로 나아가지 말아야 합니다.
한때 중세에는 그리스도의 성체를 모시는 것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수도자들조차도 일 년에 몇 차례만 성체를 받아 모셨습니다. 그러자 교황과 공의회는 영성체를 자주 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다만 신자들은 성체를 모시기 전에 스스로 내적 성찰을 통해 그릇된 길에서 돌아올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했습니다. 오늘날 많은 가톨릭 신자들은 영성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이들은 내적 성찰 없이 많은 신자 무리에 휩싸여 참석하지 말아야 하거나, 아니면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적 예식에 참여하는 자세로 성체를 모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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