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식 높일 방안 마련 시급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보고서」발생
9개 본당 신자 1만 784명 조사
미사참례율이 높은 본당일수록 신자 연령층이 높고 신자들 기도생활과 소공동체 및 신심단체 활동이 열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서울대교구 신자 10명 중 2명 정도만 최근 3년간 1명 이상 입교시켜, 전반적 선교 의식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민병덕 신부)이 최근 발간한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보면, 미사참례율이 높은 본당과 낮은 본당 간에 몇 가지 차이를 드러내 이에 따른 사목적 대안이 요청된다.
미사참례율이 서울대교구 평균(27.5%)보다 높은 본당은 60대 이상 연령층 비율이 41.9%인 반면, 평균보다 낮은 본당은 같은 연령대가 30.2%에 그쳐 11.7%p 격차가 생겼다. 미사참례율의 높고 낮음을 가르는 가장 큰 변수는 '나이 많은 신자 비율'이었다.
또 성체조배와 묵주기도, 성경읽기와 아침ㆍ저녁 기도를 매일 하는 신자가 많은 본당일수록 미사참례율이 높았으며, 고해성사를 자주 보는 신자 비율이 높을수록 미사참례율이 역시 높았다.
한편 신자 77.4%가 최근 3년 내 1명도 입교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최근 3년 동안 직접 선교로 입교시킨 신자 수는 1인당 평균 0.5명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서울대교구의 현주소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로, 한국교회에서 가장 많은 신자가 속한 서울대교구 신자들의 미사참례율ㆍ신앙생활ㆍ소공동체에 대한 의식과 참석률ㆍ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생각 등 교회 현황을 한 눈에 살필 수 있게 해준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본당 별로 철저히 신자들의 '니즈(Needs,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적극 사목에 반영할 때 본당 활성화를 꾀할 수 있고, 결국 '새 복음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사목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이 설문조사는 서서울ㆍ중서울ㆍ동서울 등 3개 지역에서 각각 1개씩 지구장좌 본당과 일반 본당 2곳 등 모두 9개 본당 신자 1만 78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시행됐다. 대상자 가운데 남녀 신자 비율은 각각 3585명(33.2%)과 7199명(66.8%)으로 여성 신자가 많았다. 조사 방법은 문헌ㆍ설문ㆍ면접 조사로 이뤄졌다.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이 보고서는 서울대교구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쇄신의 길을 향해 가는 첫 발걸음"이라며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깨어 준비하고 믿음으로 청할 때 주님께서 은총과 축복으로 우리 모든 교구민과 함께하실 것"이라고 썼다.
<평화신문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열어 보니 "3년 내 선교한 적 없다" 77.4%.. '2020 운동' 빨간불
2003년 교구 시노드를 통해 「교구장 교서」를 발표한 서울대교구가 시대적 요청에 따라 내놓은 화두는 '참여하는 교회''함께하는 교회'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현재 서울대교구는 어떻게 달라졌으며, 또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이하 보고서)는 그동안 교회가 얼마나 변했는지, 또 새 시대와 신자들 요구에 얼마나 부응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알려주는 지표다. 보고서는 '응답자의 배경'을 제외하면 △영성생활과 신앙공동체 생활 △소공동체 △종교 교육 △교회의 사회 참여 등 네 가지 항목으로 구분된다. 보고서의 각종 지표 속에 있는 함의(含意)를 읽고 적절한 '사목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 사목자들의 과제로 남았다.
사목국장 민병덕 신부는 "보고서는 젊은이들이 성당에 나오지 않는 이유, 지역별로 다른 미사참례율 등 막연하게 추측만 했던 것을 객관적 근거를 토대로 비교 분석했다"며 "이를 통해 사목자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신자들 요구를 적극 반영할 때 본당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사참례율 높은 본당/낮은 본당 미사참례율의 높고 낮음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신자 '나이'(연령)였다. 미사참례율이 교구 평균(27.5%)보다 높은 본당은 60대 이상 신자 비율이 전체 신자의 41.9%지만, 낮은 본당은 30.3%로 젊은 신자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미사참례율이 낮은 본당이라고 해서 신자들이 전반적으로 신앙생활에 소홀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조성풍(서울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신부는 "신앙생활은 신자 개인의 '내적 성숙'과 '실천적 성숙'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데, 오히려 미사참례율이 낮고 젊은 신자 비율이 높은 본당은 후원회 가입이나 사회참여 등에 좀 더 적극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 신부는 이어 "필요한 종교교육을 묻는 질문에 성경ㆍ영성ㆍ전례라는 응답비율이 68.8%로 나왔고, 사회교리ㆍ선교는 28%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신앙의 내적 성숙과 실천적 성숙에 대한 통합 교육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미사참례율이 높고 낮음만으로 신자들 신앙생활 활성화 정도를 파악할 수는 없으며, 나이든 신자와 젊은 신자 간 신앙생활에 대한 인식과 참여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 기준으로 볼 때 한국교회는 이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노인 신자에 대한 사목적 배려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다른 관점에서는 '교회 미래'인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사목 프로그램 개발 등 특별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성당에서 더는 젊은이들을 보기 어려워질 것임을 예견하게 한다.
#소공동체 응답자 1만 784명 가운데 소공동체 구역ㆍ반모임에 '전혀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45.2%, '약간 소극적'이 13.4%로 절반이 넘는 58.6%가 소공동체에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우 적극적(14.9%)ㆍ약간 적극적(12.5%)이라고 응답한 신자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공동체에 적극 참여한다고 응답한 이를 나눠보면, 70대 이상(30.8%)을 제외하고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신앙기간이 길수록 점점 높아졌다. 직업별로는 전업주부(44.1%)가 소공동체에 적극적인 반면, 학생(8.3%)은 가장 낮았다.
이같은 결과는 소공동체가 올해 도입 20주년을 맞았음에도 신자들 인식 부족 등 이유로 아직 정착단계에 있지 못함을 의미한다. 소공동체 반ㆍ구역 모임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류와 전혀 참여하지 않은 부류가 왜 차이가 나는지 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모색해야 소공동체 활성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사목 관계자들 진단이다.
'소공동체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40.8%가 '친교 공동체'라고 답했으며, '구역ㆍ반 모임 활성화 방안'(27.6%)ㆍ'신심운동'(22.6%)ㆍ'관리체계'(6.5%) 등이 뒤를 이었다.
소공동체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40.8%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꼽았고, '연령과 직업, 취미 등 구성원 선호에 따른 모임'(20.5%)ㆍ'본당 사제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19.1%) 순으로 응답했다.
#선교와 신앙생활
선교에 대한 적극적 관심도 요구된다. 서울대교구는 2020년까지 복음화율을 20%로 끌어올리기 위한 '복음화 2020 운동'을 전개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자 대부분(77.4%)이 3년 내 직접 선교로 입교시킨 신자가 1명도 없을 정도로 선교에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 동안 1명이라도 입교시킨 이는 응답자 1만 784명 중 1388명(12.9%)이었으며, 2명은 616명(5.7%), 3명은 234명(2.2%)였다. 4~10명을 입교시킨 이는 175명(1.6%)이었고, 11명 이상을 입교시킨 '선교왕'은 24명(0.2%)으로 극소수였다. 신자들이 선교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인에게 권유하지 못해서'(42.3%)였다. 그 다음으로 '자신이 신앙적으로 모범적이지 못해서'(28.8%), 기타(9.3%) 등의 순이었다. '선교하는 방법을 몰라서'라고 응답한 신자도 690명(6.8%)이나 돼 선교에 대한 본당공동체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해 보였다.
11명 이상 입교시킨 '선교왕'은 신앙생활ㆍ소공동체 참여ㆍ신앙의식ㆍ교회의 사회참여 활동 등 각종 비교 지표에서 일반신자들을 압도했다. 선교왕 가운데 매일 묵주기도를 하는 비율은 66.7%(일반신자 27%, 이하 괄호 안 숫자는 일반신자)고, 매일 성체조배를 하는 이는 25%(2%)나 됐다. 아침ㆍ저녁기도를 매일 바치는 이는 61.9%(27%)에 달했고, 매일미사에 참례하는 비율도 37.5%(7.3%)로 일반신자이 비해 5배 이상 높았다.
반모임(소공동체) 참여에도 '매우 적극적'이라고 응답한 선교왕 비율이 58.3%(14.8%)로 나타났다. 또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하느님께 기도하고 의탁한다는 비율도 78.3%(33.9%)나 됐다. 아울러 생명운동ㆍ환경운동과 같은 교회의 사회 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
#종교 교육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51.6%) 이들이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이나 교육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심히 참석한다는 이는 12.8%에 그쳤고, 가끔 참석한다는 이도 35.6%였다. 즉, 주일미사에 참례하며 신앙생활을 비교적 열심히 하려는 이들(응답자) 중에서도 과반수가 신자 재교육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여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또 신자들은 필요한 평신도 교육으로 '성경교육'(33.5%)을 가장 많이 꼽았고, '영성교육'(26.7%), 사회교리(17.5%), 선교교육(10.5%), 전례교육(8.6%) 순으로 선호했다.
#교회의 사회참여 젊은 신자들의 적극성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교회의 사회참여에 대한 정도를 평가한 결과 40대 응답자 53.0%가 '매우 적극적' 또는 '비교적 적극적'이라고 응답했다. 30대 응답자도 적극적이라는 비율이 47.9%였다. 반면 60대와 70대 이상은 적극적이라는 비율이 각각 36.4%, 29.4%에 그쳐 젊은세대와의 견해차이를 보였다.
교회의 사회참여 분야에 대해서는 '생명운동'을 가장 많이 지지했고, 생태계(환경) 보전운동과 노동자(빈민) 권익보호 순이었다. 서ㆍ중ㆍ동서울 지역의 분야별 지지도 차이도 눈에 띄었다. 중서울지역은 '노동자(빈민) 권익보호'가 4.09점(이하 5점 만점), '생명운동'이 4.33점으로 나머지 지역보다 높아 교회의 사회참여에 가장 적극적 지지를 밝힌 지역으로 나타났다.
<평화신문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사설]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디딤돌 되길
서울대교구 「본당사목 활성화… 보고서」를 보고
서울대교구가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를 내놨다. 교구 9개 본당 신자 1만 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다.
기존 사목 관련 보고서들이 본당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 보고서는 일반 신자들을 주축으로 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보고서는 서울 본당만을 다뤘기에 한국교회 전체 본당이 처한 일반적 상황을 보여준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도시화가 가속화되는 한국사회 현실에서 향후 본당 사목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소공동체 관련 설문 결과다. 소공동체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비율은 30%를 넘지 않았고, 전혀 참여하지 않은 비율은 절반에 가까웠다. 교구가 '친교의 공동체 구현'을 위해 소공동체를 도입한 지 20년이 지났음에도 소공동체가 아직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교회 체질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힘들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뿌리를 둔 소공동체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에 부응하는 다양한 소공동체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교육으로는 성경(34%)과 영성(27%)이 가장 많이 거론됐다. 실천적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사회교리와 선교는 합쳐서 30% 정도를 차지했다. 성경과 영성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외적 실천에 앞선 내적 성숙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앙의 본질에 좀 더 충실하고자 하는 신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다.
한국교회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징표가 한둘이 아니다. 계속 떨어지는 미사 참례율과 계속 올라가는 냉담율이 대표적 지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역시 신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지 오래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는 보고서 추천사를 통해 지금 우리 교회 모습을 똑바로 직시하고 주의 깊게 성찰할 때 더 나은 새로운 길, 교회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실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분석 없이 올바른 대안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서울대교구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보고서가 새로운 복음화를 추진하는 서울대교구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의 쇄신을 향한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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