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기도의 구조와 내용 (2) -
성찬 제정과 축성문
'성찬 제정과 축성문'은 예수님께서 최후만찬시 빵과 포도주를 들고 하신 말씀 그대로로서, 여기서 예수님의 말씀과 행위를 통해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거룩한 변화가 이루어진다. 감사기도의 본질적인 부분이기에 사제는 이 말씀을 할 때 예수님의 인격이 되어 예수님의 동작과 말을 최대의 경건심을 갖고 또박또박 정성스러이 해야 한다.
성체 거양
성찬 축성문이 끝난 후 바로 성체를 거양하는 관습은 1200년경에 생겨났다. 그 동기는 축성된 성체를 바라보는데서 특별한 축복을 기대했던 중세기 신앙인들의 강렬한 현시 욕구에 있었다. 처음에는 성체만 거양하다가 그 후 훨씬 뒤에 성혈도 거양하게 되었다.
20세기에 교황 비오 10세는 성체를 들어 올릴 때 보고, 사제가 꿇을 때 깊은 절을 하며, 토마 사도의 기도인 "내 주님, 내 하느님!"을 고백하도록 하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이때 "주님, 저희에게 성인 신부를 많이 주소서"라고 기도하기도 하였다.
기념 환호(신앙의 신비여)
'신앙의 신비'라고 불리는 이 환호는 그리스도가 일생 동안 행한 구원사업이 그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부활의 영광에 이르게 됨으로써 이루어진 사실과 부활하신 주님이 끊임없이 우리 가운데 임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잘 나타낸다. 즉, 하느님 나라가 끊임없이 내림하고 있다는 긴박감과 함께 우리가 그 신앙 안에서 살고 또 주님의 죽으심을 전하고 부활하심을 찬양하며 살아가겠다는 종말론적인 신앙의 증거를 이 한마디의 말로 잘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기념과 봉헌(Anamnesis)
그리스도께서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부활의 영광으로 넘어간 구원사업의 중심인 주님의 파스카를 미사의 중심 부분인 감사기도에서 다시 생각하고 기념한다. 그러나 여기서의 기념은 단순히 회상하거나 추억을 되풀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통해 부활의 영광으로 건너간 주님의 파스카 기념 의식을 함께 지냄으로써 그리스도의 봉헌이 전례의 신비를 통해 현존하게 되고, 우리도 이 교회의 봉헌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주님께서 파스카를 통해 시작한 하느님 나라를 위해 우리 자신을 봉헌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전구(轉求)
공동체를 위한 기도와 전구의 요소 또한 기념하는데서 비롯된다. 그리스도 생애의 구원사업을 기념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구세사 전체의 기념으로서, 그 안에 전 인류를 위한 기도, 우리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기억하는 기도가 포함되게 마련이다. 이 공동체를 위한 기도는 감사기도에 따라 각기 그 강조점, 뉘앙스, 세목이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 사고방식에 있어서는 공통적이다. 우리를 인도하는 목자인 교황, 주교, 사제를 위해 기도하고, 모든 교회 즉,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한다.
마침 영광송(doxologia)
모든 감사기도는 삼위일체 찬송인 장엄 영광송으로 끝맺는다. 이는 독솔로지아(doxologia)라는 말이 뜻하는 것처럼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다. 마침 영광송은 감사기도 전체의 끝맺음인데,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의 나눔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는 기도이다.
아멘
좁은 의미로 '마침 영광송'을 받지만 넓은 의미로는 감사기도 전체를 받는 환호로서 미사 중 가장 중요한 환호이다. '아멘'은 믿음의 표현이고, 성체성사에 대한 신비를 인정하는 것이어서 사제, 신자 모두가 공동의 기도를 바쳤음을 알리는 신앙의 일차적 표시이다. 성 예로니모가 이 '아멘'의 외침이 로마의 바실리카 성전에 천둥소리처럼 울려 퍼졌노라고 전하고 있는 것처럼, 오늘날 우리도 미사 때의 이 외침이 정말로 자신의 신앙고백임을 인식하여 힘있게 증언하여야 할 것이다.
<가톨릭신문, 2004년 6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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