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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교리 & 영성

신학 산책 (22) 사도신경(使徒信經): 세례 때의 신경

by 파스칼바이런 2016. 2. 6.

신학 산책 (22) 사도신경(使徒信經): 세례 때의 신경

 

 

 

 

미사 중에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우선해서 고백한다고 해서, ‘사도 신경’이 담고 있는 신앙 조문의 내용 과 의미가 간과되거나 경시될 수는 없다. 사도 신경이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옛 신경’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이 신 경이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사도 신경은 무엇보다 로마 교회의 신경이었다. 로마 교회는 베드로의 사도좌를 지니고 있었으며 신앙과 관련하여 공적인 결정을 내렸던 교회로서, 많은 이단과 오류의 위험 속에서 정통 신앙을 지키기 위한 보루의 역할을 해왔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교회로서, 특히 로마 교회는 올바른 신앙을 정립하기 위해 예수님의 가르침과 신약 성서의 내용을 잘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꼈고 이를 신경으로 종합, 요약하였던 것이다.

 

사도 신경은 세례를 위한 신경이었다. 초대 교회에서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단지 하느님의 자녀로서 새로 태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동시에, 하느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신비체이며, 성령의 성전인 교회의 일원이 되는 것을 뜻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세례를 받을 이는 교회 공동체가 이미 고백하고 있는 신앙을 함께 고백해야 했으며, 그 고백의 내용은 무엇보다 ‘삼위일체 하느님’(마태 28,19 참조)과 ‘예수 그리스도’(마태 16,16)에 관한 신앙 고백이었다. 세례 때에 예비 신자들은 문답형식으로 주례자로부터 몇 신앙 조문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예비 신자들은 응답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였다. 이 신앙 고백문이 바로 사도 신경의 기원이다. 그 이후로, 사도 신경은 특히 예비자들을 위한 교리 교육의 중요한 자료가 되었고, 이를 토대로 교회는 예비자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실제로 “교회의 친교를 위한 유효하고 권위 있는 도구”이자 “신앙 교육을 위한 확고한 규범서”(신앙의 유산, 4항)인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제1편 신앙 고백 부분에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 아닌 ‘사도 신경’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도 세례 때에, 모든 천주교 예비 신자들은 문답형태의 사도 신경을 고백하게 된다. 또한 예수 부활 대축일 성야 미사 중, 세례 서약 갱신 때에 모든 신자들은 사도 신경을 고백한다. 그런데 이러한 고백이 단지 세례 예식 때로 끝나는 고백이나 미사 중에 익숙하게 단숨에 외어버리는 고백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고백은 언제나 매일의 자신의 삶 안에서 생명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주님을 따라 십자가와 부활의 삶을 살 것을 다짐하며,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사랑의 삶을 살 것을 약속드리는 고백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 천지의 창조주 전능하신 천주 성부를 믿습니까?

◎ 예, 믿습니다.

†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고난을 받으시고 묻히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독생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까?

◎ 예, 믿습니다.

† 성령과,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과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믿습니까?

◎ 예, 믿습니다.

 

[2015년 7월 26일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