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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좋은글모음(2)

늙은 황소의 눈물

by 파스칼바이런 2017. 5. 3.

늙은 황소의 눈물

 

 

 

 

    아버지를 모셔왔다.

    오기 싫다는 것을 억지로 모셔왔다.

     

    그런데 그만 큰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후, 아무도 아버지 곁에 가려하지 않았다.

     

    강아지가 들어왔다.

    아무데나 똥오줌을 누고 털을 날려도 찡그리는 사람이 없다.

    앞 다투어 물고 빨고 침대에까지 데려간다.

     

    분명 피는 물보다 진하다 했는데

    강아지만도 못한 아버지 신세...

    결국 아버지는 요양병원으로 가야했다.

     

    우시장을 향해 가는 황소의 떨림의 무게

    평생을 쟁여지듯 소처럼 살아오신 아버지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각혈하듯 강아지에게 발길질 한번 했지만

    그런다고 불효가 씻어질까?

 

-시 / 리울 김형태-